꼭 보온을 해야 비누가 만들어질까요? 그런 건 아닙니다!
지난번에 세가지 오일로 만든 올리브 비누 기억하시나요?
그 비누는 만들고서 2일이 지난 뒤에도 많이 무른 편이었는데요.
저번에 만들었던 비누와 흡사한 올리브, 코코넛, 팜 오일로 구성한 조금 단단한 비누입니다.
지방산 값의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팜 오일 때문에 경도가 아주 조금 올라간 상태예요.
지난번 비누 (올리브 50, 코코넛 30, 팜 20) 의 지방산 값인데요.
이번 비누는 올리브 42, 코코넛 32, 팜 26 이에요. 아래는 지방산 값입니다.
이 정도로는 4주 건조, 분자 결정 숙성 이후
큰 차이를 보일 것 같지 않지만 343333 도 보고싶다는 분들이 계셔서 만들어보았어요.
4주후에 거품이나 경도 차이도 보여드리면 좋겠네요.
오늘은 그것보다, 꼭 비누를 만들고 보온을 해야할까? 입니다.
보온을 안해도 좋은 비누가 나온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보통 ‘젤화’ 라는 단계 때문에 보온을 하는데요, 그걸 안 거쳐도 비누가 잘 나옵니다.
아래는 레시피입니다.
33% 가성소다수 (가성소다 디스카운트 x) 에 슈퍼팻 5% 비율이에요.
‘어라 이거 건조하지 않을까요’ 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까봐 슈퍼팻 5% 추가했습니다.
비누화가 되지 않고 남는 오일이 있어서 피부가 당기지 않을 거예요.
205.80 g (7.26 oz) Distilled Water ~ 정제수 ~ https://amzn.to/3AsaKNb
정제수를 준비합니다.
수돗물은 미네랄도 있고 염소도 있어서 비누를 만드는 물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가능하면 정제수를 써주세요 :)
우유나 코코넛 밀크 등을 쓰실 경우엔 가급적 얼려서 준비해주세요.
101.36 g (3.58 oz) Sodium Hydroxide ~ 수산화 나트륨, 가성소다 ~ https://amzn.to/3jEgxsr
지난번에도 말씀드린 거 같은데,
가성소다는 한번 공기와 닿기 시작하면서 점점 순도가 떨어져요.
보통 2lb, 1kg 단위로 파는데 너무 오래 두지 마시고 가급적 빨리 써주세요.
물과 가성소다를 섞어 가성소다수를 만듭니다.
얼음을 넣으면 가성소다 연기가 덜 나서 눈이나 코가 괴롭지 않아요.
가능하면 숨을 참고 하시고,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해주세요.
정제수에 얼린 물, 얼음을 써서 가성소다수를 만들어도 연기가 덜 나서 좋습니다.
294.00 g (10.5 oz) Olive Oil (42%) ~ 올리브 오일 ~ https://amzn.to/3s2tikh
코스트코에서 산 올리브 오일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오일이에요, 올리브 오일을 무조건 고집했었는데
앞으로는 올리브 오일이 안 들어간 비누도 해보려고요.
224.00 g (8 oz) Coconut Oil (32%) ~ 코코넛 오일 ~ https://amzn.to/3Au70L4
코코넛 오일입니다. 30% 이상은 잘 안 쓰는데,
30% 이상 쓸 경우 슈퍼팻 비율을 늘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거품 비율과 단단함을 올려주어서 필수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만약에 코코넛 오일에 알레르기가 있으시면
팜 커널 플레이크도 코코넛 대신 쓸 수 있어요.
182.00 g (5.0 oz) Red Palm Oil (26%) ~ 레드팜 오일 ~ https://amzn.to/3fM03NA
이 노란 기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레드팜 오일입니다.
비누에 따로 색을 첨가하지 않고도 엄청 샛노란 비누가 나와서 마음에 들어요.
팜 오일은 RSPO 인증을 받은 환경 보호를 위한 협회 등록 오일만 쓰고 있습니다.
7.00 g (0.25 oz) Fragrance Oil (1%) ~ 향료 ~ https://amzn.to/3fPFwHX
향료는 비누에 필수불가결한 것 같아요.
에센셜 오일의 경우 아이들은 0.5~1%,
성인의 경우 3% 까지도 무난하게 쓰실 수 있구요
합성 향료, 인공 향료의 경우 피부에 안전한 오일인지,
비누나 씻겨내려가는 제품군에 얼마나 쓸 수 있는지 꼭 인증서, 시험 견적서 등을 확인해주세요.
대부분 합성 향료는 3–5% 정도 쓰시는 것 같은데,
간혹가다 시험서 같은 걸 보면 비누에 3% 이하로 쓰라는 규정도 있어요.
제조사에 꼭 문의하세요.
그리고 따뜻하게 데운 코코넛 오일,
팜 오일과 올리브 오일을 잠시 섞어줍니다.
오일은 40–45도 사이면 적당하고요,
가성소다도 이때면 거의 45–50 으로 떨어진 상태라 두 아이들을 섞어줍니다.
가성소다 온도가 많이 높으면 좀 더 식혀주시면 됩니다. 두개 온도차이가 많아도 괜찮아요.
처음에 얼음을 쓰면 좀 더 빠르게 식힐 수 있어요.
그리고 교반을 시작하는데요.
교반은 오일 + 가성소다 가 서로 만나서 비누화 작업이 되는 부분이에요.
처음엔 안 섞여서 저렇게 오일은 위에 뜨고,
가성소다랑 만나서 반응한 부분은 크림색으로 나타나요.
위에 오일을 잘 섞어주면서 전체적으로 교반이 이뤄지도록 합니다.
온도는 40대 초반이라 이때 소디움 락테이트, 향료를 넣어주었어요.
소디움 락테이트는 60% 로 만든 소금물 같다고 생각하시면 편해요,
소금처럼 비누의 경도를 올려줍니다.
소금물은 3.5% 의 소금밖에 안 녹기 때문에
소디움 락테이트 60% 를 넣어주는 게 아무래도 편합니다.
계속 잘 섞어줍니다.
향료 같은 경우엔 잘 안 섞어주면 한쪽에만 몰릴까봐 잘 섞어주었습니다.
비누 만들 때 필요한 게 많다고 돈이 많이 든다고 하시는 분들을 위한 방법!
틀을 사지 말고 만드는 방법이에요.
하프 갤런 우유 통인데요, 대략 1.89 L 가 들어가요. 비누 만들기에 딱이에요.
끝에만 잘 접어서 붙여주시면 쓰기 정말 편해요.
나중에 뜯어서 버리기만 하면 되거든요.
비누액을 부어줍니다.
이번에는 보온을 안 할 거예요. 그래도 비누가 됩니다.
보온을 하라는 이유는 아마 젤 화 때문인거 같은데,
젤화 안해도 좋은 비누가 나온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향을 라벤더 에센셜 오일을 쓴 만큼,
특별히 라벤더 말린 것을 올려주었어요 ㅎㅎ
그리고 소다회 (Sodium Carbonate) 를 막아주기 위해
이소프로필 알코올을 위에 뿌려줍니다.
소다회가 위에 떠도 아무 상관 없지만 미관상 좋지 않아서요.
하루 뒤 몰드에서 분리한 모습입니다.
역시 이틀 뒤에 떼는 게 가장 좋은 거 같네요 (…)
깨끗한 단면입니다. 이대로 4주 이상 건조, 결정 구조 숙성에 들어갑니다.
올리브 오일이 많이 들어간 비누들은 부드럽고 많이 물러요.
그리고 분자가 작은 올레산이 높은 비누들은
숙성 시간이 길면 길수록 더 좋은 질의 비누가 됩니다.
앞 뒤로 꼼꼼히 돌려가며 건조해줍니다.
물이 증발하면서 무게도 작아지지만,
비누 거품이 훨씬 더 잘 나고 더 단단해집니다.
이렇게 라벤더 오일이 들어간 예쁜 노란 비누 완성입니다! :)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입니다!
다음 번에는 어떤 걸 만들면 좋을까요?
오늘 만든 비누를 사서 써보고 싶다면 꼭 방문해주세요!
https://sophiayun.simvo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