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과연 스스로 합리적인 결정을 할까?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이스라엘 출신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Kahneman)은 지난 50년 동안 수십만 명의 인원을 실험에 동원해 50여개의 이론을 정립했습니다.
카너먼 교수는 인간이 판단이나 결정을 할 때 얼마나 비합리적일 수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경제활동을 하는지를 들여다보는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의 창시자이자, 대부(代父)입니다. 현대 자본주의의 동맥(動脈)인 주류 경제학은 ‘인간은 이성적인 노력으로 최대한 똑똑한 결정을 내린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그러나 프린스턴 대 카너먼 교수(79세)는 이성이 판단을 지배하기는커녕 인간은 비합리적이고 상식 밖의 결정을 하는 성향이 농후하다는 전혀 다른 결론은 내렸습니다.
"인간은 주관에 휘둘려 충동적이며, 집단적으로 똑같이 행동해 자기 과신(過信)과 편향에 빠집니다. 때로는 자신이 보는 대로, 때로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결정하는 존재입니다." 그가 정립한 ‘합리적 이성이 아니라 감정의 영향으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비합리적 의사결정을 한다.’는 ‘전망 이론(Prospect theory)’은 세계적인 행동경제학 열풍을 낳았습니다.
대니얼 카너먼 교수의 핵심 논지는 뇌에는 빠른 사고(fast thinking)와 느린 사고'(slow thinking) 두 가지 생각이 공존하는데 빠른 사고는 감성적이며 직관적으로 즉각 작용하지만, 느린 사고는 천천히 논리적으로 생각과 행동을 통제합니다. 대부분 사람은 빠른 사고를 하면서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야구방망이와 야구공을 합쳐 1달러 10센트다. 방망이는 공보다 1달러 더 비싸다. 공의 가격은 얼마인가?" 라는 질문에 카너먼 교수는 "대부분 사람은 곧장 10센트라고 답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오답(誤答)입니다.
공이 10센트이고 방망이가 1달러 더 비싸다면 방망이는 1달러 10센트로 방망이와 공을 합쳐 1달러 20센트가 됩니다. 결국 공은 5센트가 돼야 방망이(1달러 5센트)를 합쳐 1달러 10센트가 되는 것입니다.
“빠른 사고는 결국 자신이 보는 게 세상의 전부란 고정관념의 함정에 빠지게 하고 사려 깊지 못한 의사결정은 과신(過信)과 낙관주의로 이어집니다. 논리적이고 느린 사고를 할 수 있는 것을 알지만, 그걸 하지 않습니다. 이득보다 손실의 불만족을 두려워하게 되고, 편향적인 판단을 일삼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만들어놓은 틀을 성급히 사실이라고 믿어버리는 경향이 크고 스스로 비판적이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직관을 거부하고, 자신을 부정하는 일을 본능적으로 싫어하고 잘못된 의사결정이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에도 방치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사람의 자아에는 기억 자아(remembering self)와 경험 자아(experiencing self)가 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과거의 경험을 다양한 각도로 분석해서 판단하지 않고, 기억 자아에만 의존해 내가 하고 싶은 기억만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상한다는 점입니다. 두 가지 자아를 고려해 종합적인 사고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합니다.”
25년 이상 상담을 해오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가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희망하는 것을 예상합니다. 사실 객관적인 예상과 자기가 어떤 것을 희망한다는 것은 별개의 것인데 사람들은 그 두 가지를 혼돈하는 실수를 범합니다.
삶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놀랍게도 신중하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뭔가를 하려고 했을 때, 하고 싶을 때, 그리고 고민 끝에 어떤 결정을 내렸을 때 과연 그 결정이 올바른 결정이었는지 지나고 나서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 알기는 어렵습니다.
왜, 한치 앞도 내다보기가 어려운 것이 인생이니까요.
스스로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 어렵기에 인생의 모든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서 미리 알고 정확하게 알려주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면 합리적이고 지혜로운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