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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 – 야누스(Janús)의 덕담
Artchocolate | 조회 10,629 | 12.26.2014

‘야누스’ 하면 두 얼굴을 지닌 모습에 빗대어 이중적인 사람을 가리키는 부정적인 면이 먼저 떠오르게 되는데 사실은 긍정적인 면이 더 부각되는 로마 신의 이름이다.

 

대부분의 고대 로마의 신들은 고대 그리스 신화로부터 유래되어 이름만 바뀌어 등장하는데 오늘은 그리스 신화에는 존재하지 않고 로마 신화에만 등장하는, 두 개의 얼굴을 소유한 야누스 신이 우리에게 주는 새해의 덕담을 함께 들어 보기로 하자.

 

일찍이 고대 로마인들은 세상의 모든 만물마다 신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문(門)에도 신이 존재해야만 했다. 일찍이 문을 관찰했던 로마인들은 문에는 앞뒤가 없다고 판단했으며 문 안에서는 문 밖이 보이지 않고 문 밖에서는 문 안쪽을 볼 수가 없음에 착안하여 앞과 뒤를 동시에 바라 볼 수 있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야누스'를 문의 신으로 탄생 시켰다. 그래서 야누스 신은 집과 도시의 온갖 출입문을 주관하는 신으로 추앙 받게 되었다.

또 한, 당시의 로마인들은 한 해가 시작되는 것을 ‘새로운 문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간주하였으며 ‘문 너머로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다’고 믿었기에 문의 신 야누스는 문의 신이며 동시에 ‘시작의 신’으로도 불리우기도 했다.

 

 

한 편, 초창기의 로마 제국은 1년을 10 개월로 나누어 사용했었는데 해가 거듭됨에 따라 씨를 뿌리는 시기와 추수의 시기가 달력의 날짜와 맞지 않게 되었다. 예를 들어 4월에 고드름이 생기는가 하면 8월에 눈이 내리기도 했다. 춘삼월에 낙엽이 지는가 하면 1월은 뜨거운 여름이 되기도 했다.

이런 사태에 이르자 계절을 제대로 맞추기 위해 기원 전 46년에는 4월, 8월, 10월을 두 번씩 사용하는 편법을 쓰기도 했었다.

 

그 때, 이런 혼란을 해결한 사람이 바로 황제 줄리어스 시이저였다. 황제가 된 줄리어스 시이저는 기원 전 44년, 이집트의 천문학자와 그리스의 수학자들을 로마로 초빙하여 달력개정이란 작업을 착수하여, 1년은 12개월 즉, 365일이라는 태양력을 만들었다. 오늘날까지도 우리가 사용하는 태양력이 바로 이 시기에 만들어 졌던 것이다.  

                                                                                                     

1년을 12개월로 하는 태양력이 생기자, 로마인들은 첫 번째 달인 1월을 야누스 신의 이름을 따서 야누아리우스[Januarius]라고 지었는데 라틴어 야누아리우스는 오늘날, 영어의 January[제뉴어리], 스페인어의 Enero[에네로] 등 모든 유럽 언어의 어원이 되었다. 이는 야누스가 시작의 신이라는 의미도 있었겠지만, 1월이란 두 개의 얼굴을 지닌 야누스 신처럼 지난 해를 돌아봄과 동시에 새해를 바라보라는 깊은 뜻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해 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로마 신화를 보면 야누스 신의 두 얼굴 중 하나는 미래를 바라보는 능력을 지녔고 다른 쪽 얼굴은 과거를 바라보는 능력을 지녔다고 한다.

 이로 인해 많은 신들은 자신들의 비밀이 낱낱이 드러남을 꺼려서 그를 두려워하거나 멀리 하려고 했는데 야누스 신의 설화 중에 재미있는 덕담 하나를 여러분에게 전해줄까 한다.

 

야누스 신의 두 얼굴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가려고 하여 제대로 움직일 수 조차 없었다고 한다. 이런 야누스에게 하루는 대장장이 신인 헤파이토스 [Hephaestos]가 찾아와 술잔을 기우리다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게 되었다. 헤파이토스의 고민은 아내인 미의 여신 비너스 [Venus]가 누군가와 밀통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야누스는 헤파이토스에게 아내 몰래 침대에 ‘보이지 않는 그물을 설치할 것’을 조언하였다.

이 계책은 정확히 맞아 떨어져 얼마 후에 밀통을 나누던 비너스와 군신인 마르스[Mars]가 그물에 갇힌 채 발견되어 모든 신들로부터 조롱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고민을 해결한 헤파이토스는 야누스에게 보답으로 ‘얼굴을 가리는 투구’를 만들어 주었다. 이 투구를 머리에 얹어놓고 있다가 경우에 따라 투구를 내려 한쪽 얼굴을 가리게 되면 나머지 얼굴로 한 방향을 향해 걸음을 옮길 수가 있게 되어 야누스의 고민도 해결이 되었다고 한다.

 

이 설화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새해의 덕담을 준다

 

 ‘어두운 과거가 괴로울 때면 과거의 얼굴을 닫아버리고 밝은 미래를 향하여 묵묵히 전진하라는 교훈을 주고 있으며 또 한 반대로, 위기의 앞날이 걱정되면 미래의 얼굴을 잠시 닫아두고 과거의 전례를 찾아 해결책을 마련하라는 삶의 지혜를 가르친다’

 

 바야흐로, 한쪽에는 2014년의 끝을 잡고 또 다른 쪽에는 2015년의 시작을 잡고 있는 지금, 우리도 야누스의 긍정적인 뜻을 되새기며 2014년에 미진했던 일들에 대한 회고와 반성 그리고 감사의 시간을 가져보는 한 편, 2015년 새해에 대한 기대와 소망 그리고 신년 계획을 다짐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못 지켜도 반복하는 새해 계획(비록 작심삼일이라는 놀림을 들을지 언정)을 세우는 사람은 그런 계획조차 없이 사는 사람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사는 사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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