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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역사 – Cabrillo 이야기 (4)
Artchocolate | 조회 4,439 | 07.06.2015
1542년10월 12일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하늘이 칠흑 같은 어둠으로 변하는가 싶자 마침내 비가 곧 억수같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돌풍에 뒤집힌 파도가 산같이 솟으며 너울거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바로 옆을 항해하던 배들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배는 돌풍이 이끄는 대로 출렁거리며 선원들을 이쪽 저쪽으로 끌고 다니다가 마침내는 한쪽 구석으로 내동댕이 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멀미에 구토를 하는 선원들로 북새통이 되었다. 더군다나 배들끼리 부딪치는 바람에 배의 일부가 파손 되면서 선실로 물이 새어 들기 시작했다.

 

 며칠간이나 밤낮으로 몰아붙이는 폭풍의 노도에 방향을 잃은 함선들은 풍랑이 이끄는 대로 지금의 북쪽 러시안 리버 해안 (오늘날의 샌프란시스코의 북쪽 지역)까지 끌려 갔다가 겨우 멈춰 설 수가 있었다.

 

기진맥진한 선원들은 뿌옇게 동이 틀 무렵에야 탐험대는 겨우 한숨을 돌릴 수가 있었다. 먹구름은 여전했으나  비는 그치고 바람도 잦아 들었다.

 

옆구리에 매달았던 고래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주력함 산 살바도르 호는 선실 쪽과 꼬리 부분이 파손되긴 했으나 그럭저럭 항해에 큰 지장을 주지는 않을 정도였다.

 

반 면, 전투함 빅토리아 호는 심각하게 파손되어 돛이 찢어지고 마스터가 날아가 버려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그 와중에 2명의 선원이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사라졌는데 공교롭게도 고래에게 캐넌포를 명중시켰던 그 포수들이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보급선인 산 미겔 호로,  그  배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건재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주력함 산 살바도르가 전투함 빅토리아를 여러 가닥의 동아줄로 연결하여 이끌어야만 했다. 그들은 마침내 11월 16일, 소나무 숲으로 둘러 쌓인 천연적인 작은 항만을 발견하여 배의 수리를 위해 잠시 머물기로 했다.

 

카브리요는 그 작은 항만을 Bahia de los Pinos 라고 지었는데 [이는 소나무 숲의 항만이라는 뜻으로 지금의 Monterey시의 발원지이다.]

 

육지에 내린 선원들은 그제서야 모처럼의 꿀같이 달콤한 휴식을 취할 수가 있었다.

 

1542년11월 21일,

 

카브리요는 지금의 Monterey[몬테레이; 왕의 산이란 스페인어] 만 인근에 정박하여 주위를 수색하는 동안에도 풍랑과 파도가 심해서, 배를 수선하기에 마땅치 않음을 감지했다.  해가지자 차가운 바람과 함께 맹추위가 몰려오면서 미처 방한복을 준비못한 선원들을 추위에 떨게 만들었던 것이다.

 

 맹추위와 함께 밤이 깊어지자 바람이 더욱 거세어지며 배에 부딪치는 파도소리도 한 층 높아졌으며 배의 흔들림도 커졌다. 카브리요는 일렁이는 검은 바다를 바라보며 아무래도 따뜻한 남쪽바다로 함대를 이동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카브리요가 떠 올린 곳은 바람이 잔잔할 뿐만 아니라 해안가에는 ‘전복(Avalon)이 유난히도 많이 눈에 띄었던 따뜻한 섬. 그가 주력함의 이름을 따서  ‘산살바도르’라고 명하였던 작은 섬.

바로 오늘날의 카탈리나 섬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배를 몰아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하기로 하여 Bahia de los Pinos에서 전투함 빅토리아 의 응급수선을 마치고, 다음날인 1542년 11월 23일, 지금의 남 캘리포니아의 카탈리나 섬을 향해 조심스레 회항을 시도하였다.

 

 

<다음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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