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 음악 하면 ‘라틴 아메리카의 음악’으로 인식되는 것이 당연지사겠지만
본 칼럼에서 말하는 라틴음악의 정의란 ‘라틴 문화권에 속한 모든 음악을 뜻하는 것으로 라틴 아메리카의 음악뿐만 아니라 유럽의 라틴 민족의 음악인 프랑스의 샹송, 이태리의 칸소네, 스페인의 칸시온, 까지도 포함시킴’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유럽의 한 음악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금은 인기도 면에서 옛날만 못하지만 1980년대까지만 해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Eurovision Song Contest)'라는 대회가 유럽 대중음악의 산파 역할을 하였는데 이 대회는 유럽 각국의 가수들이 자국을 대표해서 참가하는 대회로 1956년, 유럽 모든 방송국의 연합 단체인 유럽방송연맹(EBU)이 주관하여 시작된 대회이니만큼 그 규모나 시설 등에 어마어마한 예산을 쏟아 부은 대회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로 인해, 무명의 가수가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참가해 상위에 입상하면서 하루 아침에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급부상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유로비전을 거쳐간 세계적인 스타들을 꼽자면, 영국의 클리프 리차드(Cliff Richard)를 비롯하여 스웨덴의 아바(abba), 프랑스의 프랑스갈(France Gall), 이탈리아의 질리올라 칭케티(Gigliola Cinquetti), 스페인의 훌리오 이글레시아스(Julio Iglesias), 아일랜드의 자니 로건(Johnny Rogan), 캐나다 출신의 스위스 대표 셀린 디온(Celine Dion), 노르웨이의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 같은 가수들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오늘 여러분에게 소개 하는 곡인 “에레스 뚜”를 부른 6인조 혼성 그룹 ‘모세다데스(mosedades]’도 그런 부류에 속하는데 이들은 1973년 스페인 대표로 유러비전 송 콘테스트에 참가해 Eres Tu (바로 당신)>라는 노래로 2위에 입상하면서 세계인들의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그 후, 이 곡은 바로 미국에서 싱글로 발표되었고, 1974년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9위까지 오르면서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 미국 내에서도 페리코모를 비롯한 여러 가수가 이 노래를 번안하여 Touch the wind'라는 제목으로 불러 인기를 얻기도 했던 곡이다.
그럼 Eres Tu의 가사 내용과 번역 내용을 살펴 보기로 하자.
< Eres tú> 당신입니다.
Como una promesa eres tú, eres tú
어느 날의 약속 같은……
Como una mañana de verano
마치 여름 날의 상쾌한 아침 같은……
Como una sonrisa, eres tú, eres tú
마치 하나의 싱그러운 미소 같은……
Así, Así, eres tú
그런 것이 바로 당신입니다.
Toda mi esperanza, eres tú, eres tú. Como lluvia fresca en mis manos.
나의 모든 희망. 내 양손에 고인 신선한 빗물 같은
Como fuerte briza, eres tú, eres tú.
또는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 같은
Así, así, eres tú.
그런 것이 바로 당신입니다.
Eres tú como el agua de mi fuente. Eres tú el fuego de mi hogar.
내 샘터의 생명수 같으며 내 보금자리를 따스하게 하는 것.
(Eres tú) algo así eres tú, Mm mmm Mm mmm(como el fuego de mi hoguera)
(당신은)뭐 그런 게 아니겠어요. 음~음 음~음 (벽난로의 모닥불 같은)
(Eres tú) algo así eres tú, woo hoo ooh ooh hoo
(당신은) 뭐 그런 게 너 아니겠어요. 우~우
(el trigo de mi pan) mi vida algo así, eres tú
(내 빵의 밀가루) 나의 삶과 같은 존재.
Como mi poema, eres tú eres tú. Como una guitarra en la noche,
나의 싯귀같은 그대, 밤하늘 울려 퍼지는 기타선율 같은 그대,
Todo mi horizonte eres tú eres tú. Asi, asi, eres tú.
내 삶의 지평선 같은 존재가 당신입니다. 그게 바로 당신입니다.
한국인들도 좋아하는 이 노래의 제목인 Eres Tu는 영어로 번역하면 'You Are'란 뜻이 되는데 여기서 ‘그대란 바로 조국인 스페인’을 의미한다. 노랫말이 지닌 상징성과 서정성으로 인해 프랑코 독재 치하에서 숨죽이며 진보적 음악을 갈망하던 스페인 젊은이들과 지식인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던 곡으로 간주되는데 전혀 투쟁적이지도 않고 공격적이지도 않은 노랫말과 멜로디는 쉽고 간결한 의미 속에서 스페인 민중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곡이기도 하다. 이들의 음악에서 스페인 민중들은 군부 독재의 압박하에서도 굴하지 않는 희망을 발견했고, 지금까지도 스페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며 애창하는 노래중의 하나이다.
그 후로도 그룹 모세다데스(mocedades]는 여러 앨범을 발표했지만 세계적으로 히트될 만한 후속 곡이 없는 바람에 우리들의 시야에서 조용히 사라져갔다. 그러나 그들이 남긴 ‘에레스 뚜’ 이 곡만큼은 앞으로도, 세계인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간직되는 곡으로 남아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