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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 알고 먹어야 한다.
Joon | 조회 7,449 | 12.06.2012
건강식품, 알고 먹어야 한다.

 오늘 신문에서 임산부 입덧완화제의 부작용으로 기형아를 1만명이나 출산시켜서 금지약품으로 되었던 ‘탈리도마이드’ 를 만들었던 독일의 제약회사 <그루넨탈>의 대표가 자신의 제품으로 기형아가 된 사람에게 사과한 내용이 있었다. 

 콧대높은 제약회사가 사과를 하는 것은 참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약을 가장 좋아하는 민족, 한국인으로서 좀 섬뜩한 기사였다. 의학계의 우스개 소리로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가면 일본에서는 약을 한 움큼 받아오고, 한국에서는 두 움큼을 받아오고, 영국, 독일, 미국에서는 빈 손으로 온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한국인이 약을 좋아하고 신봉한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약을 선물하는 민족도 한국인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우리 선조들이 질병치료보다 평소에 몸에 대한 면역력강화로 양생에 더 신경을 썼던 보약문화가 그대로 여과없이 잘못 전이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보아진다. 
 보약문화는 한국을 한약을 쓰는 나라중에서 보약처방이 가장 우수하게 발달한 나라로 발전시켰다. 그런 문화의 영향으로 현대 한국인은 비타민이라도 꼭 챙겨먹는 습관이 팽배되어 있다. 
 그런데 <비타민 쇼크>의 저자 ‘한스 울리히’는 시판되는 대다수의 비타민이 천연이 아닌 합성비타민으로 과다복용 혹은 장기복용으로 다양한 질병과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한다. 게다가 그의 책 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다. ‘비타민B를 하수구의 썩은 진흙과 동물의 사체에서 추출한다’고 크게 씌여있다. 비타민을 맹신하는 현대인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이다. 
 그리고 요즘 미디어를 통하여 한 가지 약초로 만병이 치료되는 듯한 건강기능식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이 현상은 제약회사가 항생제와 비타민으로 수익창출하던 시절이 지나자 이제는 한약재를 한 가지씩 성분분석을 하여 제품화한다고 한다. 이러 한방의 현대화라고 하는 것을 한의학을 아는사람이 본다면 마치 ‘부대찌게를 맛있게 먹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 속에 들어가는 배추와 소금의 성분을 분석하면 부대찌게 맛의 비밀을 찾을 수 있다’고 시도하는 것과 같은 발상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한약의 효과는 환자의 질병에 대해 약초간 상호작용의 묘미를 이용하여 치료하는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소치가 아니겠는가? 그러니 약국에서 한약처방을 팔겠다고 덤비는 것이고, 한두가지 약초의 성분을 분석해서 천연물신약의 약효를 선전하는 것은 정확하게 표현하면 한약이 아닌 민간요법이라 해야한다. 왜냐하면 한약은 한의학적 진단을 바탕으로 투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일부 한의사가 ‘산삼과 홍삼은 체질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좋다’고 하는데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한의학 역사의 천재적인 업적을 이루신 사상의학의 창시자 ‘이제마 선생’께서 인삼을 홍삼으로 만드는 법제법을 몰랐겠는가? 그리고 체질에 맞지 약을 쓰지 말라고 당부하셨을까? 인삼을 아무리 쪄서 홍삼을 만들어도 역시 氣의 약이지 血의 약이 아니다. 血이 필요한 환자에게 氣약을 써서 무슨 이득이 있을까? 그래도 홍삼과 산삼이 체질과 관계없다고 주장한다면 氣의 대표적인 약재인 인삼의 효능이 없어진 것이라고 본다. 즉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精血이 늘 모자라는 소양인에게 氣만을 더 보태준다면 毒으로 작용 되기때문이다. 찌고, 산에서 캔다고 인삼이 血약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 아닌가? 
 일부 몇몇 제약회사 혹은 홍삼약탕기 제조사의 광고와 거기에 일부 사람이(인삼이 체질에 맞는 사람) 좋다는 말에 무턱대로 따라서 산삼,홍삼을 장복하고 몇 년 뒤에 생기는 부작용을 누구에게 하소연 할 것이란 말인가? 체질을 모르고 먹는 건강식품은 차라리 안 먹는 것이 더 나은 것인지도 모른다. 1년 전쯤 소양인환자가 무기력증을 호소하면서 내원하였다. 알고보니 광고를 보고 로열젤리를 먹고 며칠간 기운이 나는 것 같아서 몇 달간 계속 복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환자에게 로열젤리를 끝고서 1주일 후에 다시 오라고 했다. 그 결과 체력이 다시 회복되기 시작하여 무기력증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 당시 필자가 내린 처방은 체질에 맞지 않는 건강식품을 끝게 한 것이 전부였다. 또한 약 몇 제로 당뇨나 고혈압을 완치시킨다는 한의원의 과대광고도 한의학의 발전에 큰 지장을 초래하다. 

  당뇨,고혈압, 비만은 습관병이다. 습관이 바뀌지 않고는 약복용시 잠시 호전되었다가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환자의 식습관과 운동습관 등 생활교정이 전제되지 않고 한약으로 완치시킨다는 것은 같은 한의사로서 손발이 오글거리는 광고가 아닌가 한다. 더구나 음식교정에 대한 전제없이 한약과 침으로 살을 뺀다는 광고를 보면 노벨의학상을 10개쯤 받아야 할 치료법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임상에서 10일 프로그램으로 5~30파운드까지 뺀 경험이 있지만, 철저한 절식과 금식을 전제로 치료를 한 것일 뿐이다, 심지어 저주파, 고주파, 체외충격파까지 살빠진다는 기계를 다 구입해서 사용을 해도 역시 식사를 조절하지 않는 환자를 만나면 모두 한계에 부딪혔었다. 누워서 침뱉는 격이지만 한의사는 냉정해져야 할 필요가 있고, 환자는 과도한 기대를 버려야 한다. 과도한 광고에 현혹된 환자들의 큰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게 되면 일반 한의사로 하여금 불명예를 짊어지게 하고, 한의학 전반에 부정적 이미지가 각인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환자의 몸을 바꾸는 보약은 없다. 만일 그렇게 좋은 보약이 있다면 좋은 것을 다 먹었던 진시황이나 북한의 김정일이 장수를 해야 할 것 아닌가? 필자가 생각하는 최고의 치료약과 보약은 알맞은 운동과 제철에 나는 과일과 덜 정제된 곡식이라 생각한다. 물론 체질음식을 따른다면 더욱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기력이 이미 많이 쇠하였거나 빠른 시간 안에 양생을 해야 할 경우에 꼭 보약을 권해야만 한다면, 충분히 검증된 보약 그리고 주변 한의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경옥고와 공진단을 말하고 싶다. 


 ‘노화’에 대한 필자의 현대학적 정의를 내리자면 ‘나이를 먹어서 노화가 아니라 몸의 성장호르몬 수치가 저하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라고 본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약은 인체의 성장호르몬분비를 지속적으로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옥고라는 이름은 임금이 효과를 인정하며 이름을 지어준 약명이라한다. 생지황, 인삼, 백복령, 꿀을 혼합하여 1주일간 중탕하여 만드는 것으로 효과는 동의보감에 거창하게 아니 무협지같이 기술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약재 상호간의 조화로서 氣와 血을 모두 이롭게해서 부작용이 없이 장기복용할 수 있다. 
 그리고 공진단은 사향, 녹용, 산수유, 당귀가 들어간 약물로 효능은 동의보감에서 역시 극찬을 하고 있으며 현대인의 지친 간에 특히 더 좋다. 단 고혈압자는 반드시 의사의 조언을 구하고 복용하는 것이 좋다. 공진단의 문제는 진품 사향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사향대신 목향으로 대치하기도 하지만 마치 호랑이를 고양이로 대치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따라서 올바른 약재와 정성어린 제조를 거쳤다면 위 두가지 처방이 왜 오랜 시간동안 선조들의 사랑을 받아왔는지, 복용을 해 본 사람은 알게 된다. 
 사족을 하나 더 단다면 그 옛날 당시의 평균수명의 2배 이상을 건강하게 산 제자요한이나 명산사찰의 고승들도 음식과 보약을 잘 먹어서가 아니라 ‘마음 다스리기’를 잘해서 장수한 것이 아닐까 한다. 반드시 건강한 마음으로 운동을 하면서 보약까지 복용한다면 그 효과가 배가 되리라 믿는다. 

우리 모두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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