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소한 시비로 묻지마 폭력과 살인을 서슴지 않고 우울하다는 이유로 테러를 방불케 하는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켜 인명피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쟁 일변도의 사회 분위기와 자기중심적인 성장환경이 충동조절 장애의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사회 곳곳에 쌓여 있는 불만과 좌절감이 충동조절장애로 이어져 “묻지마 식” 범죄들을 불러온다고 한다.
지난달 26일 매릴랜드에 있는 안나산 기도원에서는 어려서부터 정신질환을 앓아온 30대 한인 청년이 관리인인 60대 한인 목사를 11차례나 칼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음식에 대한 불만 때문에 사건을 저질렀다는 이 청년은
911에 전화를 걸어 내가 사람을 찔렀다고 자수했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한인들이 나를 깔본다. 내가 당한 그대로 공격하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에서도 험담 때문에 재계약을 못했다며 60대 남성이 빌딩관리 여직원 몸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여서 사망케 한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 경찰청에 의하면 2014년 체포된 폭력범 36만 명 중 42%인 15만 명이 충동범죄자들이다. 홧김에 저지르는 분노 범죄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충동조절장애는 간헐성 폭발장애, 병적도벽, 병적방화, 병적도박, 발모광, 기타 충동조절 장애 등으로 구분하며 쇼핑중독, 폭식장애, 섹스중독, 인터넷 중독 등은 기타 충동조절장애에 두어서 전체 충동조절장애 항목의 50% 이상이 중독문제들 이다.
실제로 알코올이나 마약 등의 약물이나 게임과 도박과 같은 중독행위에 빠지면 점차 자기중심적이 되고 통제력을 상실하는 것이 특징이어서 중독은 충동통제 장애와 상당한 관련이 있다. 또, 충동통제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 알코올이나 중독적인 행위들을 하면 일시적으로 충동을 억제할 수는 있어도 자제력과 의지력은 더욱 낮아지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해서 충동범죄로 이어지기가 쉽다.
중독증과 분노조절 장애의 공통적인 증상은 행위의 동기가 분명하지 않고, 자신과 타인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하려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며, 충동적 행동을 실행에 옮기기 전까지 긴장 상태가 고조되었다가 일단 실행하고 나면 일시적으로 쾌감이나 만족감을 갖고, 해방감을 느낀다. 충동적인 행동을 한 다음에 후회나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가 더 많다.
충동통제 장애는 육체적, 환경적, 문화적, 사회적, 유전적, 정서적 문제 등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치료는 주로 인지행동요법과 의약품 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독물체나 중독적 행위와 복합된 경우에는 해당 중독 12단계 회복모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중독 도박자들이 도박 회복모임에서 병적 도박치유는 물론 충동통제 장애에서도 회복되어 균형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충동통제 장애 증상은 나쁜 습관이나 성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 중독 및 정신질환에 의한 것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는 이들을 비난하는 태도를 취하지 말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동기를 부여해 주고 정책적으로 치유프로그램 개발과 가능한 회복지원 제공이 필요하다.
가족들은 중독자의 애원에 못 이겨 본의 아니게 물질적 및 정신적으로 도와주는 일들을 반복해서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실수를 하기 쉽다. 먼저 해당 중독 "가족회복모임"에 참석해서 이럴 때 다른 가족들은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처했는지를 알아서 초연한 태도와 엄한 사랑 실천으로 조기에 중독자를 회복기관으로 안내하는 것이 최선이다.
(필자가 2015년 8월 13일자 미주한국일보에 기고)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 (www.kamca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