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비트롤(Vivitrol)이라는 약이 마치 마약중독에 대한 기적적인 약리치료제 같이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체내에 주입하기만 하면 중독증을 완전하게 치유해 주는 의약품은 아니다.
연방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06년 4월 한 달에 1번만 주사하면 되는 사상 첫 알코올 중독치료 주사약 비비트롤을 승인했다. 그 후 여러 차례 임상실험을 거쳐서 2010년 10월에는 모르핀과 헤로인을 포함한 아편류 마약 중독자들을 위한 치료약으로도 승인을 했다.
근육주사로 비비트롤을 체내에 주입하면 30일간 알코올이나 아편류 마약 의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믿어지는 아편 반응 수용체에 영향을 주어서 알코올과 아편류 마약에 대한 뇌의 반응 패턴을 바꾸어 주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회 주사비용은 1,000달러나 된다.
비비트롤 주사는 의사나 간호사에 의해서만 투여해야 하며 부작용은 구역질, 피로, 두통, 어지러움, 구토, 식용감퇴, 관절통증, 근육경련, 불면증 등이다. 아울러 숨 가쁨, 피부발진, 가슴통증 등의 알레르기 증상도 유의해야 하지만 전체적 내약성은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중독증 회복은 마약사용이나 중독행위를 완전 중단하는 것뿐만 아니라 중독기간에 망가진 뇌기능과 미성숙한 행위들을 정상으로 되돌려서 가정과 사회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위시키는 것 모두를 의미한다.
그래서 중독증 치료에는 행위적 치료(Behavioral therapies)와 약리적 치료(Pharmacological treatments)가 있다. 각 치료방법마다 이점이 있어서 이들 2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인지행동요법과 12단계 그룹회복 프로그램 이행은 행위치료에 해당되며, 메타돈과 비비트롤은 약리 치료제에 해당된다.
약리적 치료제들은 회복 초기에 알코올과 마약의존으로 인한 육체적 금단증상을 완화시켜주고 갈망심리를 축소시키는데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중독증으로 야기된 정서적 및 지적인 면까지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약물치료만으로는 “영구적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
마약중독자의 육체에서 한번 마약성분을 성공적으로 제거했다고 해서 장기적으로 약물을 안 할 수 있는 힘을 얻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중독자가 회복되어 충만한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아인식 향상과 12단계 그룹회복모임 참석을 통해 지난날 중독기간에 있었던 사건들에 대한 인식을 수정하고 중독문제 없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재학습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중독증 치료 시작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중독자 자신이다. 이들은 육체적 및 정신적으로 마약에 의존이 되어 있어서 회복 이야기만 해도 심한 거부반응을 보여 중독을 끊고 싶은 절실한 동기의식 부여가 아주 어렵다.
비비트롤 치유 성공을 위해서는 중독자가 자신이 하던 마취성 마약이나 알코올을 완전 중단하고 싶은 마음을 먼저 가져야만 한다. 알코올 중독자는 최소한 24시간 동안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고, 마약 남용자는 최소한 5~10일간 마취성 마약들을 일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비비트롤 1회 주사로 30일간 뇌 안에 “화학적 의지력(Chemical willpower)”을 지속시켜 줄 수는 있다. 하지만 생체학적, 심리적, 영적 항해에 이르는 포괄적인 행위 치유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중독자의 마음에 “진정한 자가 의지(True self-will)”를 만들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비비트롤은 마약을 다시하고 싶은 충동을 자제시켜 주어서 재발없이 상담이나 행위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의약품이기는 하지만, 완벽한 중독증 치료제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 한국일보 인터넷 신문 - 기적의 중독치료제?
(필자가 2014년 7월 14일자 미주한국일보에 기고)
* 전화 상담: (909) 595 - 1114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