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최고의 선물은 비디오 게임기라고 한다. 11월에 나온 소니 신제품 플레이스테이션4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박스 원은 출시 첫날에 무려 100만대씩 판매되었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한국에서도 초등학생들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장받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조사에서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가 1위를 차지했다.
게임에도 중독성이 있어서 관계성과 미래를 망가트릴 위험이 있다. 자녀가 비디오 게임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염려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부모들은 상담에서 게임자녀의 언행이 너무나 폭력적이고 눈에 살기가 있어서 무서워 아무 말도 못한다는 하소연을 할 정도이다.
비디오 게임 발전사를 보면 게임 CD로 하다가 인터넷 개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함께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요즘 인기가 있는 가정용 콘솔 게임기는 상호 대전 격투 게임까지 즐길 수 있게 제작되었다.
동일한 행동을 강박적으로 반복할 때에 뇌에 화학적 변화가 생기고, 흥분감이 고조될 때마다 “긍정적 보상 경로(Positive reward pathway)”에 영향을 주어서, 뇌는 영구적으로 “도파민 방출을 갈망하는 체계”로 변형된다. 그래서 게임을 그만 두어도 도박이나 약물로 대리만족을 추구하게 만들어서 평생 동안 중독으로 고통을 당하기 쉽다.
비디오 게임에 중독이 되면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학업이나 근무 생산성이 떨어지며, 사교적 활동도 제대로 할 수 없고, 수면이 부족해진다. 이러한 부정적 결과들로 야기된 불편한 감정이나 스트레스를 다시 더욱 재미있는 게임으로만 해소하려다가 심한 경우에는 외부와 일체 접촉을 끊고 온종일 집에서 게임만 하는 생활패턴에 빠져든다.
중독치료자들은 게임도 도박중독과 같이 의료적으로 치료받아야 나을 수 있는 “충동통제 장애(Impulse control disorder)”로 본다. 게임에 중독된 사람들은 약물이나 다른 행위 중독자들과 같이 더욱 더 게임을 하려고 하며, 게임을 못하면 안절부절 못하는 상태가 되어 화를 내거나 난폭 또는 우울해지는 금단증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게임들은 약물을 남용하는 것처럼 뇌에서 중독을 야기 시키는 고도의 심리적 반응들을 보이도록 고안되어 있어서 이미 청소년들 5명 중 1명은 게임에 중독되어 있다. 그러나 과도한 게임플레이가 자녀의 미래를 망가트리는 “디지털 마약(Digital drug)"으로 인식하고 예방조치를 하는 부모들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게임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게임 산업으로 하여금 가상세계에서 혼자 하는 중독성이 강한 게임들보다는 건전한 게임 프로그램들을 더 개발하도록 제도적으로 촉구해야만 한다.
게임기는 날로 향상되고 더욱 재미있는 새로운 게임들은 계속 출시되고 있어서 게임중독 요인들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게임중독 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관은 별로 없다. 그래서 자녀의 게임중독 예방과 치유는 전적으로 "부모의 책임사항" 이다.
“게임기 선물”이 사랑하는 자녀에게 “중독 선물”로 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중독은 다 망가진 다음에야 알 수 있는 병이다. 부모가 게임중독의 위험과 예방 및 치유방법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미리 대처할수록 “중독 행 열차”에 탑승한 자녀를 하차시키는 데 성공할 것이다.
(필자가 2013년 12월 26일자 미주한국일보에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