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의 150년 간 성장추세를 보면 58년 주기로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폭락장의 대부분은 월요일로 투자자들은 ‘공포의 월요일’이라고도 한다.
도박 핫라인에 주식도박 문제로 전화를 건 사람이 2%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 1987년 10월19일 다우존스지수가 508 포인트 추락한 블랙 먼데이 직후에는 44%로 급증했다.
요즘은 온라인으로 누구나 주식을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주식에 더 중독되기가 쉽다. 실제로 도박 상담 케이스 중 내담자의 20%가 주식도박 문제를 호소한다고 한다.
주식 도박은 금융 이득보다 거래가 더 중요해지는 시점부터 중독으로 치닫게 된다. 대개 기업의 가치와 추세를 보고 중장기 투자하는 것을 투자라고 하며 무모한 단기투자는 도박으로 본다.
일반 도박자와 주식 도박자의 성격적 공통점은 ‘위험, 센세이션, 액션’ 등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성격의 소유자는 데이트레이딩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주식도박도 “불확실한 결과에 대해 돈을 딸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손실을 감수한 상태에서 돈을 베팅하는 것” 이라는 도박의 정의와 같다. 주식거래를 하지 못하면 초조하고 불안해서 일상생활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고 이런 금단증상을 참지 못해서 자구책으로 또다시 해야 하고 투입하는 돈의 액수가 점차 늘어나는 내성 증가도 도박중독과 같다.
미전국 문제도박 협회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도박이 주식시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의료적 연구에서도 주식가격이 상승할 때에 뇌에서 도파민이 방출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금전적 보상이라는 강력한 매력이 주식도박 심리를 부추긴다.
일반 도박자들은 도박에 빠지면 가정파탄으로 치닫는다는 통념 때문에 문제를 인식하기 쉽지만, 주식은 미래 보장 자산 확보를 위해 누구나 해야 하는 필수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보기 때문에 제때 중독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해서 회복 시작이 어렵다.
일반 도박중독자들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있지만 주식 도박자들 중에는 특히 일가족 동반자살을 선택하는 사례들이 있어서 안타깝다.
지난 4월 대전에서 주식 등으로 수억 원의 빚에 시달리던 일가족이 죽었고, 6월에는 용인에서 주식투자에 실패하고 사기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40대 가장이 아내와 초등학생 아들을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문가들은 가부장적인 가족문화에서 일가족 동반자살의 원인을 찾고 있으며, 생활고와 가정불화를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소위 ‘멘탈 붕괴’로 인해 일가족 동반자살을 선택할 위험이 있다고 한다.
주식 중독자들은 대개 혼자서는 중단할 수 없다. 주식시장이 그들의 삶을 통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위에 있는 도박회복 모임에 참석해서 치유를 받아야만 한다.
(필자가 2013년 8월 1일자 미주한국일보에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