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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성 게임과 묻지마 범죄
이해왕 | 조회 7,085 | 09.12.2012
요즘 부쩍 미국에서는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한국에서는 ‘묻지 마’ 살인사건들이 난무하고 있어 사회가 온통 불안에 떨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8월 한 달 동안에만도 의정부, 인천, 부산, 수원, 용인, 서울 등에서 6차례나 묻지 마 폭력 및 살인 사건들이 발생해서 강력범죄 보험 가입자가 700만 명에 달했고 호신용품 구입과 무예학원 등록이 50%나 증가될 정도로 경각심이 높아졌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7년 10월에 하루 18시간 헤일로(Halo 3) 게임을 하던 17세 아들이 부모가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게임기를 감추자 어머니를 머리, 가슴, 팔에 총격을 가해 살해하고 아버지에게는 큰 부상을 입혔던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들은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23년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담당 판사는 그 아들이 “눈 좀 감아보실래요? 깜짝 놀래줄 게 있어요” 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은 우발적이 아니라 계획적인 것으로 판단되어서 실형을 선고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만약 폭력적인 게임이 없었다면 나는 소년이 이런 범행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확신한다”는 말을 했다. 그 정도로 게임중독을 부모살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았다.

부산지역에서도 2010년 11월 평소 폭력성 게임에 빠졌던 15세 중학생이 게임을 너무 한다고 나무라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학생은 어릴 때부터 컴퓨터 게임에 빠져 집에 들어오면 하루 5~6시간 이상 컴퓨터 게임을 하고 주말엔 새벽 2~3시까지 게임에 몰두해 이를 나무라던 어머니와 자주 다툼을 벌여왔다고 경찰이 발표했다. 게임중독이 존속살인사건으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한국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우발적인 범죄사건은 2001년도 전체 살인사건의 16% 이었던 것이 2011년 상반기에는 664건의 살인사건 중에 364건으로 55%나 되었다. 10년 사이에 3.4배가 증가한 것이다. 이렇게 ‘묻지 마’ 형식의 범죄가 전체 살인 사건의 절반을 넘어서자 국가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국가 책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묻지 마’ 범죄의 원인을 여러 방면에서 찾아봐야 하겠지만 생활고, 우울, 정신이상 등의 원인들은 예전부터 있어왔다. 지난 20여 년간 사회현상을 아주 다르게 만든 것이 있다면 그건 컴퓨터와 인터넷이다. 청소년 90%와 소녀 40%가 게임을 하고 있고 이로 인해 강박관념은 물론 반사회적 성격형성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유치원 때부터 컴퓨터를 해온 자녀들은 이제 20대 중반이 되었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온라인을 통해서 부정적인 일들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왔다. 그 영향이 반사회적인 성격형성으로 이어지고 그릇된 사고와 라이프스타일로 일관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요즘과 같이 끔찍한 ‘묻지 마’ 살인과 아동 성폭행이 난무하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나주에서 발생한 7세 여아 성폭행 사건의 범인도 25세 청년으로 PC방에서 체포되었다.

‘묻지 마’살인은 개인적인 원한이나 악의 혹은 금품을 노린 살인이 아닌 불특정 다수의 무고한 시민들을 상대로 하는 범죄행위임으로 누구나 피해 대상이 될 수 있다는데 문제가 크다.

현대사회는 나 홀로 문화로 아주 심각한 병리현상에 젖어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사회 부적응, 가정 붕괴, 가정폭력, 왕따, 온라인 게임중독 등의 상황에 노출된 사람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다.

범죄자들을 처벌하고 실형을 살게 한다고 해서 ‘묻지 마’ 범죄가 종식될까? 아닐 것이다. 국가와 사회는 시민들이 노력하고 땀을 흘린 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체제와 희망을 보장해주어야 하고, 가정에서는 부모가 분노 해소와 스트레스 관리 그리고 건전한 생활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아울러 자녀가 하루에 2시간 넘게 게임을 하지 않도록 자제시켜야만 우리 사회에 ‘묻지 마’ 범죄가 줄어들 것이다.

한국일보 인터넷 신문 - 폭력성 게임과‘묻지 마’범죄
     (필자가 2012년 9월 8일자 미주한국일보에 기고)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www.irecovery.org)
상담전화 909-59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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