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성인 남성들의 90% 정도가 술을 마셔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많고, 요즘에는 여성 음주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신문에 보도된 형사법 전문 데이빗 백 변호사 사무실의 종합분석 자료에 의하면 2010년 LA와 오렌지카운티에서 체포된 한인들은 총 1,790명이며 이중 38%에 달하는 691명이 음주운전자라고 하니 얼마나 한인들의 음주문제가 심각한지를 알 수 있다.
가장에게 알코올 중독문제가 있으면 온 가족들이 고통을 겪게 된다. 한 아내는 남편이 일주일에 3~4 일 소주를 1~2병씩 마시며, 술을 마시면 주사가 심해 한 말을 자꾸만 되풀이해서 식구들이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고 하며, 아들은 아버지가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친구 집에 가서 자고오니 어쩌면 좋으냐고 호소하는 상담전화가 있을 정도로 알코올 문제로 고통 받는 가정들이 있다.
미국 알코올 중독자 수는 17.6 Million으로 전체인구 3억 5백만의 5.7%나 되며, 한국의 알코올 중독자 수는 400만 명으로 전체인구 4천 8백만의 8.3%나 되어서 한인들의 알코올 중독 인구대비 비율은 미국인들보다 2.6%가 높은 실정이다.
미주 한인을 200만 명으로 보고, 한국보다 낮은 미국인 알코올 중독자 비율 5.7%만 적용해도 알코올 중독문제로 고생하는 한인 교포들은 11만 4천명이나 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 한인들의 소주 소비량 증가
대한주류협회에 따르면 2007년 한국 내 소주 소비량은 총 33억 1,950만 병으로 국민 일인당 연간 69병이나 되는 많은 소주를 마신 것으로 집계되었다.
한인교포들의 알코올문제 심각성은 미국에서의 소주 소비량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 2007년 한 해 동안 수입된 자료에 의하면 2006년의 950만병보다 32%가 증가된 1,250만병이 미국에 수입되었고, 그 중에 45%에 해당하는 560만 병이 남가주에서 판매되었을 정도로 캘리포니아 한인들이 소주를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음주가 가능한 한인교포 성인남녀를 120만 명으로 봤을 때에 1인당 연간 소비량은 10병이 넘는 수치이다.
미주 한인들의 소주 소비량이 한국보다는 훨씬 적지만 미국산 맥주나 양주를 드는 경우도 많을 것이어서 아무래도 미주 한인 교포들은 미국인들 보다는 술을 더 마시는 경향이다.
참고로, 연간 세계 주류생산량의 50%는 전체 인구의 5~6%에 달하는 알코올 중독자들에 의해서 소비되고 있어서, 알코올 중독자들은 일반보다 엄청나게 많은 술을 마셔서 하루에 소주 1~2병을 마시면 1달에 45병, 1년에는 540병을 마시는 셈이다.
▶ 음주자들의 구분
음주자를 사교 음주자(Social drinker), 알코올 남용자(Alcohol abuser), 알코올 중독자(Alcoholic)로 구분한다.
사교적 음주자는 통상 가끔 적당히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말하며, 이들은 술을 할까 말까를 스스로 선택하며 어느 때에 얼마나 마셔야 할지를 미리 정해서 그 주량을 지키며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말한다.
알코올 남용자들은 술을 마시는 자신은 물론 사회에 까지 해치는 사람들을 말하며, 예를 들면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낼 정도로 술을 과음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알코올 중독자는 본인의 육체적, 정신적 및 영적 악화는 물론 주위 사람들 7~8명에게 극심한 정서적 고통을 안겨주면서까지 이성을 잃을 정도로 술을 마시는 사람들로, 치유되지 않으면 생명까지 위험한 음주자를 말한다.
▶ 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단기적 영향과 장기적 영향으로 구분해서 살펴볼 수 있다. 단기적 영향으로는 알코올이 중추신경계통의 활동을 저하 시켜서 술을 마시면 뇌의 일부기능이 저하되어 자제력을 잃게 되어 다행감, 친근감, 평소보다 말이 많아지며, 또는 공격적이거나 난폭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심장박동이 빨라져서 혈압이 상승된다.
장기적 영향들에는 술을 오래 마시다보면 주량 즉 “내성(Tolerance)” 증가로 술에 “의존(Dependency)” 되어 중독으로 된다. 술을 덜 마시거나 중단하면 “금단증상”을 겪게 되어 수전증, 불면증 등으로 괴로워서 다시 술을 마신다. 육체적으로는 위궤양, 지방간 및 간경화, 췌장염, 고혈압 등에 문제가 생긴다.
▶ 알코올 중독의 원인
알코올 중독의 원인을 “유전적 요인(Genetic factors), 정서적 요인(Emotional factors), 사회 환경 요인(Social factors), 심리적 요인(Psychological factors), 문화적 요인(Cultural factors)” 등 5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아직 유전이나 생체학적 원인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지만, 입양된 자녀들에 대한 연구조사에서 생부모가 알코올을 남용했던 부모의 자녀들이 더 알코올에 중독될 위험이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른 연구에서도 부모 한 사람이 알코올 중독자인 가정에서 성장한 자녀들 중에 후일 25%가 알코올 중독자가 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선천적으로 도파민 결핍과 같은 뇌 화학물질의 불균형 문제가 있으면 알코올에 중독되기가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연구에서는 D2 도파민 유전인자(D2 dopamine receptor gene)가 알코올 중독을 야기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정서적 상태의 영향으로는 스트레스, 불안, 정서적 고통 등의 수위가 높을 때에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술을 마신다. 그리고 낮은 자아심, 스트레스와 근심걱정이 많은 사람, 죄의식과 수치심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잊기 위해서 술을 마시다가 중독되기 쉽다.
사회적 요인은 술을 하는 가족이나 또래동료들, 그리고 소속 사회의 음주문화와 술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가용성 등에 영향을 받아서 술을 더 마시게 되는 것을 말한다.
심리적 요인은 정서적 요인과 비슷해서 스트레스, 부적절한 대처 메커니즘, 주위에 술을 마시는 사람들로부터의 음주 권고 등으로 술을 마시게 되는 것을 말한다. 대체로 우울한 사람은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셔도 폭주나 음주를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중독되기가 쉽다.
문화적 요인들도 알코올 중독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일부 청소년들은 광고나 TV 드라마에 나오는 술 마시는 장면들을 자신도 술을 마셔도 괜찮다는 메시지로 받아드릴 위험이 있다.
어떤 요인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하든 한번 술이 기분을 전환해주는 것을 체험한 사람은 술을 마실수록 알코올중독 악화로만 진행되어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10~23%는 알코올 중독자로 되며, 남성들의 알코올중독이 여성들보다 2배나 많다.
▶ 이민생활과 알코올 중독문제
문화와 언어장벽으로 이민생활 정착이 힘든 것은 물론 한국의 학력과 경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데서 오는 실망감과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외로움 등을 술로 달래는 한인들이 많다.
이민가정들 중에는 부모가 먼저 미국으로 와서 어느 정도 신분과 생활이 안정된 다음에야 자녀들을 데려오는 가족들도 많다. 이런 경우 한국에 있는 자녀들은 한창 사춘기에 부모의 보호나 간섭이 없어 술을 마시는 친구들과 어울리기가 쉽다.
실제로 곧 부모 초청으로 미국에 가서 학교를 다니게 된다는 유동적인 상황 때문에 한국에서도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하며 3년간 가족 이민수속을 기다리며 대기 상태에서 지내다가 술 마시는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었고, 더욱이 동료 학생들 간에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을 자랑으로 삼다가 미국에 와서까지 30년간 알코올 중독에 처했던 사람이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에서 제공하는 회복모임에 참석해서 7개월 만에 치유된 사례가 있다.
요즘은 조기 유학으로 친척 집이나 홈스테이를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은 제때 부모의 보호를 받기 어려워 술이나 마약하는 친구들과 어울릴 위험이 있다.
이런 여러 이유들 때문에도 소주 수입량은 매년 더 늘어날 것이므로, 한인 사회는 소주 수입량이 늘어나는 만큼 건전한 음주문화를 더 계몽하고 알코올 치유기관 증설에 관심을 기우려야 한다. (끝)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www.irecovery.org)
전화상담: 909-59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