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된 가족들의 일반적인 특징은 한 가족에게 중독이 시작되면 다른 가족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이를 감추기 위한 거짓말, 조작 및 비난 등의 부정적인 행동들을 하며, 종종 분노와 회피행동 때문에 기분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중독 가족체계에 대한 이론들은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에 개발되었으며, 중독가정에서 중독자와 가족들이 어떻게 상호 기능하고 있는지를 먼저 이해하지 못하면 중독자를 완전히 이해하거나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독자들은 처음 알코올이나 마약과 같은 물체나 게임이나 도박과 같은 중독적인 행위를 접했을 초기에는 호기심이나 기분전환으로 추구하다가 점점 혼자서는 헤어 나올 수 없는 “중독함정”에 처하게 되기 때문에 각종 알리바이, 거짓말, 합리화, 연민감정 등으로 중독기간이 길어질수록, 스스로 치유동기의식을 더 갖지 못하게 된다.
또한 가족들이 어쩌다 회복이야기를 하면 중독자들은 각종 거부반응들로 일관하는 것이 통례인 반면에 가족들은 중독자가 약물이나 중독적인 행위를 3~5년 정도 남용해 이미 육체적으로나 금전적 피해가 두드러질 때가 되어서나 알게 되어서, 이때부터 부모나 배우자는 큰 괴로움과 슬픔으로 울부짖으며 내 가족 내 힘으로만 고쳐보려고 하다가 거듭된 실패로 중독자의 일거일동에 지나치게 반응을 보이는 “동반 의존증(Co-dependency)”에 처한다.
예를 들어 남편에게 도박중독문제가 있으면 아내는 자녀들에게 우리 가족의 중독문제를 친척이나 이웃 또는 친구에게 일체 비밀로 해야 한다는 말로 본의 아니게 부정직성을 가르친다. 아들은 엄마에게 절대로 아버지처럼 도박은 하지 않고 결혼해도 어머니를 모시고 살겠다는 굳은 맹세를 하고, 딸은 정서적으로 불안한 중독적인 가정환경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생각에 도박만 하지 않는 남성과 사귀며 조혼을 서두른다.
후일 아들은 직장과 사회생활로 스트레스가 쌓이면 어머니한테 도박은 안 하겠다고 맹세했으니 알코올은 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음주로 위안추구를 한다. 반면 딸은 결혼 전에 분명히 도박을 하지 않는 남편이었지만 알코올을 남용하는 것을 안 다음에는 엄마가 아버지의 문제를 일체 외부에 숨긴 채 혼자서 최선을 다한 것을 그대로 답습해서, 엄마한테까지 남편의 알코올 중독문제를 알리지 못하고 혼자서 최선을 다하다가 심신이 고갈된다. 이런 현상을 중독증의 세습 또는 대물림으로 볼 수 있다.
만약 도박하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도박 회복모임에 참석해서 치유를 받았더라면 부모의 중독증과 의존증이 치유되었음은 물론 아들과 딸에게도 어떤 문제가 생기면 부모처럼 곧바로 외부에 도움을 청해서 전문기관에서 치유를 받아야 한다는 모범을 보여주어서 자녀들이 중독문제에 휩싸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중독자가 회복하는 동안 가족 전체가 참여하는 것이 가장 좋다. 가족들은 본의 아니게 중독자의 회복을 돕기 위해서 한 일들이 오히려 더 중독적인 행위를 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이 그룹회복모임에 함께 참석하면 다른 중독자들과 가족들의 체험담을 듣고 회복되어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공통점들과 실제적인 해답들을 구할 수 있어서 회복실패율을 줄일 수 있다.
중독증 치유는 7~8년에 걸쳐서 중독적인 신념과 생활을 변화시켜야 하는 긴 회복작업임으로 약물치료나 기타 획기적인 방법들 보다는 그룹회복모임에 참석해 12단계 회복원리를 학습해서 실제생활에 적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방법이다.
세계 인구 중 유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게임, 도박, 쇼핑, 성 중독 등 모든 행위 중독의 온상지가 되고 있는 스마트폰을 갖고 있어서 날로 중독적인 성격형성과 습성들이 만연되고 있는 요즘, 부모들의 중독치유 시작은 자녀들에게 정상적인 가정환경 보장은 물론 중독 예방과 회복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 미주 한국일보 인터넷신문 - 중독증의 대물림
(2022년 8월 1일자 미주한국일보 오피니언 난에 기고한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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