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5년 전에 상담했던 내용이지만, 이와 비슷한 가정들이 많고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상담내용 과 답변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 상담사연 - 남편의 경마중독
먼저 저의 남편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어려서 가정이 어려웠다고 해요. 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 회계사 공부를 시작했는데, 그때까지는 매우 검소하고 오히려 짠돌이에 속하는 편이었다고 해요. 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선배를 따라 몇 번 다니다 이제는 토, 일요일이면 거의 경마장에 가요. 그러면서 경제관념이 거의 무너진 사람 같아요.
결혼 후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지요. 그래서 몇 주 전에는 제가 완전히 카드를 압수했어요. 오늘도 경마장에 갔는데, 5만 원 정도만 들고 갔어요. 제가 얼마 전에 출산을 하고 친정에 있어서 신랑도 주말이면 친정에 와 있는데, 많이 불편해하고 지루해 하고 해서 그냥 그러라고 보냈습니다.
또 신랑이 조금만 하고 올께 하면 저는 거절을 잘 못합니다. 이런 저의 행동이 옳은 것인지 궁금해요. 제가 몸을 추스르게 되면 같이 도박 회복모임에 가자고 굳게 약속하였는데... 그게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저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깨요. 저는 모태신앙인 이예요. 저의 아버지는 정말 가족밖에 모르시는 분이시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너무나 큰 불행이라는 것이 제 앞에 닥치자, 왜 이런 시험을 주시나 자꾸만 원망하는 마음이 들고, 앞으로의 삶이 참 두려워지기 시작했어요. 믿음으로 해야 할 기도가 두려움에 가득한 기도가 되
고 있어요. 저와 신랑의 관계에 대해서도 말씀드려야 하겠지요. 신랑은 성격이 불같은 면이 있어요. 싫은 소리 듣는 것을 못견뎌하고, 버력 화를 내는 편이예요. 그리고 술도 너무나 좋아해요. 신랑의 그런 성격을 알다보니 신랑이 혹시 화를 내지나 않을까 해서 신랑의 눈치를 많이 살피게 돼요. 그리고 신랑이 어디서 무엇
을 할지, 제 마음이 항상 초조하고 불안해져요. 그래서 제가 자꾸 매어달리는 식이 되지요.
오늘도 경마장에 갈 때 저의 친정어머니께서 조금 싫은 소리를 하셨어요. 물론 어머니께는 티를 내지 않았지만 신경질이 나서 나간게 눈에 보이니, 괜히 화나서 저녁에 안 들어오거나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오면 어쩌나 하는 불안한 마음이 떠나질 않아요.
또 하나는 저의 친정 부모님은 이 사실을 모르세요. 걱정하실 것을 생각하면 도저히 말씀드릴 수가 없어요. 신랑이 술을 마시고 늦게 다닌다는 사실도 모르시고요. 괜히 알게 되셔서 걱정하실까봐 더 불안해요.
이제는 이혼까지도 생각하게 돼요. 아이 잘 키우며 사는 것이 하루하루를 걱정 속에 사는 것보다 낫지 않나하는 생각도 들고, 정말 이 사람을 내가 사랑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혼자 예배를 드리려고 합니다. 예배가운데 하나님께서 지혜 주시고 능력 주시고, 저의 신랑을 변화시켜 주시기를 바랍니다.
▶ 답변 - 남편 분을 환자로 보시기를.....
그동안 친정 부모님에게까지 말 못하실 정도로 혼자서 고통을 당하시느냐고 얼마나 힘이 드셨는지요. 더욱이 산후 조리로 힘드실 터인데 장문의 글을 주시어 위로와 도움이 되는 말을 어떻게 해드려야 할지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남편 분께서 “어려서 가정이 어려웠다”고 하셨습니다. 기대가 많은 가족, 엄한 가족, 편모 가족 등에서 성장한 자녀가 후일 중독증에 빠질 위험이 많습니다. 성장과정에서 나이에 맞는 환경과 부모의 사랑을 제때 받아야만 "인간은 잘못할 수밖에 없으므로 용서를 구하고 받을 수 있고, 남도 중요시 여겨야 한다"는 학습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엄한 가족"에서 성장한 자녀들의 부모는 어려서 부족한 것 하나 없이 얼마나 잘해주었는데 도저히 애가 비뚤어진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하시는 부모들을 봅니다. 엄한 가족의 자녀는 권총 장난감을 갖고 싶어 부모에게 사달라고 이야기하면 "총은 안 된다! 왜 하필 총이냐!"하면... 그 다음부터는
자신의 욕구는 부모 모르게 혼자서 처리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성장해서 어쩌다 잘못을 해도 부모나 아내에게 말해봤자 용서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먼저 숨기고 보자로 되어 “잘못하고 숨기고 용서받을 수 없는 자신에 대한 죄의식과 수치심이 누적”되어 이는 중독행위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는 위험요인으로 됩니다.
지금 가정 분위기는 자녀들의 성장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주고 있을 것이고 만약 이혼을 하시면 자녀들을 편모가정에서 성장하게 만들게 됩니다.
“제가 완전히 카드를 압수했어요” 하셨는데 압수보다는 평생 동안 도박을 하지 않는 배우자가 가정경제를 "관리"하고 남은 재산을 "보호" 하셔야 합니다. 도박 중독자에게 "돈"은 마약 중독자에게 "코카인"과 같아서 도박 행위를 더 하게 만듭니다. 가능한 은행구좌나 부동산을 부인 단독명의로 관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신랑이 조금만 하고 올께 하면 저는 거절을 잘 못합니다. 이런 저의 행동이 옳은 것인지 궁금해요..” 하셨는데 도박은 “완전 중단”을 회복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매사에 반복행위는 의존, 버릇, 습관적인 사이클만 더 형성해 주어 회복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도박 회복모임에 가자고 굳게 약속하셨는데...” 그렇게 약속을 하시기까지도 힘 드셨겠지만 약속과 행동은 별개의 문제이며 100번의 약속은 단 1번의 행동보다 못합니다. 대부분 중독도박자들은 도박을 그만 둔 다음의 삶에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회복시작을 두려워하는 경향입니다. 남편 혼자서는 못 끊고 회복 결심을
하기가 어려우니 부인께서 먼저 회복모임 참석하시는 용기를 보이셔야 합니다.
“모태신앙인” 이시라는 글을 보고 모든 것이 더욱 잘 되실 것이라는 믿음과 성경의 욥기가 생각납니다. 하나님께서 부인의 믿음을 시험하시는 지도 모를 일입니다. 회복 12단계는 종교적인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위대한 힘이신 하나님을 마음속으로 받아들이며 일상생활에서 위대한 힘과 동행하는 삶을 추구하는 “영적 회
복 프로그램”입니다.
남편 분과 함께 12단계 회복을 이행하시면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남편 분을 위대한 힘 앞으로 인도하시는 길이 될 것입니다.
흔히 가정에 중독문제가 있으면 종교에만 처절히 매어 달리는 경향입니다. 화요 구역예배 때문에 화요 모임에 못가고 수요 저녁예배 때문에 수요 회복모임에 참석할 수 없다고 하는 가족들을 자주 봅니다.
물론 기적이란 있을 수 있고 기도의 효험은 있습니다. 도박 회복모임에는 내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참석해서 이 세상에서 가장 나의 문제를 잘 들어주고 올바른 답변을 해줄 수 있는 영적인 회복모임 입니다. 회복모임에 참여하시면 도움도 받지만 또 다른 참석자의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하
나님께서도 스스로 회복의 길로 가실 때 더 기뻐하실 것입니다. 회복 12단계에서 “기도와 명상”이 거의 마지막 11단계에 둔 깊은 뜻을 이해해야 합니다.
“남편 분은 성격이 불같으며 싫은 소리 듣는 것을 못 견뎌하고, 버럭 화를 내고, 술도 너무 너무나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완벽주의 성격에 지배를 받고 있는 것 같이 보입니다. 의외로 많은 중독자들은 계획을 세우거나 실행도 철저히 하지 못하면서도 매사를 완벽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에 “인간은 누구나 완전
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자신에게 허용할 수가 없어서 스트레스, 수치심, 죄의식을 더 느끼게 되어 그 나쁜 감정들을 중독행위로 해소하려고 듭니다.
“신랑이 어디서 무엇을 할지... 마음이 항상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제가 자꾸 매어 달리는 현상”이라고 한 말씀은 부인이 남편의 중독행위에 의존되어 정서적으로 상처를 받아 환자로 되어 가고 있다는 솔직한 표현입니다. 그래서 남편과 아내가 각각 회복되어야 하기 때문에 도박회복모임에는 가족회복 모임이 별도로 있는
것입니다.
“남편의 도박사실을 주위 사람 누구까지 알려야 하나” 하는 문제는 수치심이나 두려움에서보다는 “남편의 회복”을 위해서 누구한테까지 알려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봅니다. “돈”은 도박을 더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돈을 빌려줄만한 사람,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 회복에 방해될 사람들에게는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는 이혼까지도 생각하게 되요..” 하셨는데 이혼도 그리 쉬우신 일이 아니실 것이며 살아온 정과 자녀문제 때문에 이혼 결심이 회복시작 보다는 더 힘드실 것으로 봅니다. 이혼을 하셔도 부인과 자녀들의 상처는 그대로 남아 일상생활에 불이익을 당하실 위험이 있습니다. 아빠 엄마가 어려운 일을 당하였을 때에 부모
들이 용기를 갖고 회복하려는 모습은 어린 자녀들에게 커다란 교훈으로 학습되어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지금 부인께서는 “남편과 나는 환자다. 어떤 병이든 환자 스스로는 자신의 병을 고칠 수 없다. 나와 같은 문제를 겪은 그 수많은 사람들이 왜 도박회복모임에 참석해야만 했었을까! 나도 도박회복모임의 식구가 되자!” 하는 마음을 굳히시고 먼저 부인부터 가까운 도박회복모임에 참여하실 것을 권면 합니다.
분을 풀고 기도해야 하나님께서 그기도 내용을 들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남편을 용서하시고 환자로 보시면 한결 마음이 편해지시고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플까!” 하는 걱정이 앞서서 회복모임에 참석하실 용기를 더 갖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태신앙이신 부인을 멀리 하실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다만 사랑하시어 더 굳건히 서시라고 잠시 시련으로 연단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만 의지하시며 가까운 도박 회복모임에 전화를 거시어 참석하시는 용기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곳에 가시면 위대한 힘을 더 가까이서 보시게 되고 위대한 힘을 만난
여러 회복동료들의 증거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 답변 글에 감사
바쁘실 텐데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산후조리가 끝나면 저 혼자만이라도 모임에 나가겠습니다.
남편과 제 자신을 환자로 인정하고,
남편에 대한 사랑을 회복하고 이길 수 있도록 기도하겠습니다.
로마서 8장에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을 읽었습니다.
이 말씀을 믿고 의지합니다.
그리고 지금 아파하시는 모든 분들과 나중에 함께 웃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끝)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www.irecovery.org)
전화상담: 909-59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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