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람들은 가정이나 본인의 잘못으로 중독문제가 생긴 것이므로 스스로 그만둘 결심만 하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중독문제에 치유개념을 적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중독자와 직계 가족들도 온갖 대처방법들을 시도해보다가 아주 망가지고 나서야 자가 노력만으로는 끊기가 어려운 병이라는 점을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하지만, 정작 1~2년 이상 장기치료를 받는 한인 중독문제 가정들은 1,000 가정들 중에 1가정에 불과할 정도이다.
중독에는 3단계 진행과정이 있다. 중독 물체나 행위를 접하고부터 내면과 감정의 변화를 체험하게 되어 “중독적인 관계성이 시작” 되는 것이 1단계이다. 2단계에서는 주량이 증가하듯이 허용 한도량이 증가되며 점점 더 남용하게 되어서 “중독적인 성격이 형성” 되어 라이프스타일까지 달라진다.
3단계에서는 완전 중독된 상태로 항상 “중독적인 성격의 통제와 지배”를 받아서 중독행위를 최우선 순위로 삼는 선택과 결정을 계속하다가 결국 삶이 망가져 자살생각까지 하게 된다.
중독자의 마음속에는 “본래의 자신(Self)”과 중독 2단계부터 형성된 “중독적인 자신(Addictive Self)”이 공존해서 매번 “할까? 말까?”에 대해 서로 우위권 다툼으로 갈등을 하지만, 항상 중독적인 자신이 이겨왔기 때문에, 회복작업은 다시 중독되기 이전의 자신을 되찾는 갱신 작업이 필요하다.
중독자가 일체 외부 도움을 차단한 채 중독행위에만 초점을 두다가 내면적으로 더욱 망가지는 것을 중독과정으로 본다면, 회복은 외부의 도움을 받아 다시 연결하는 치료적 관계성을 통해서 의미 있는 삶을 구축하는 과정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바로 “의미 있는 삶(Drive for meaning)”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수년간 중독생활을 하다보면 의미 있는 삶을 포기한 채 쾌락만 추구하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으로 되어버린다. 때문에 12단계 회복프로그램 학습을 통해서 의미창출과 영적진리에 더욱 가까워지는 방법들을 개발해서, 의미 있는 삶에 초점을 두는 사람으로 거듭나야만 한다.
아무리 미래가 불확실하고 비중독자로 되는 것이 불안해도 1939년부터 78년 동안 매년 수백만 명의 중독자들과 가족들의 치유를 전 세계에 입증해온 12단계 회복프로그램에 참석하여 각자 마음의 정원에 치유의 씨앗을 파종해서 이를 성장시켜야 한다.
2014년 미국과 캐나다 알코올 회복모임(AA)에 참석하고 있는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57%가 의료 및 정신 전문 상담자가 AA를 소개해 주었다고 했고, 75%가 자신의 주치의도 AA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을 정도로, 12 단계는 중독증 치유에 대표적인 전문치료 프로그램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MSN에 “12 Steps”를 검색하면 무려 1천 9백만 개를 찾았다고 나올 정도로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고, 중독분야에서는 12단계를 모르는 사람은 중독회복을 잘 모르는 것으로 간주할 정도로 12단계는 과학, 종교, 철학, 심리학, 그리고 세상에 좋다고 하는 모든 자가 향상원리들도 이룩할 수 없었던 일들을 성취시켜왔다.
이제 회복 12단계프로그램은 어느 한 특정 중독문제나 질병에만 해당되는 치유프로그램이라고 하기 보다는 다른 만성병이나 문제들의 힐링은 물론 새로운 삶으로 인도해 주어서 중독으로 고통이 있든 없든 더욱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가능하게 해 주는 영적성장으로 안내해 줄 것이다.
(필자가 2017년 5월 25일자 미주한국일보 오피니언 난에 기고한 글)
이해왕 선교사
전화: (909) 595-1114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 (www.irecovery.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