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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영원한 이별
이해왕 | 조회 5,918 | 06.23.2011

 

지난 30여 년간 매일 술을 마셔왔던 사람에게 술과 이별하는 것이 얼마나 큰 슬픔이고 고통이며 승리인 지를 이해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이는 알코올 중독에서 치유된 사람들만 느낄 수 있는 일로, 술을 마셔보지 않았거나 아직도 술을 계속 마시는 사람들은 전혀 알 수 없는 영역이다.

처음 술을 입에 댄 동기는 중 2때 미국에 출장 가신 부모님이 추진한 전 가족이민 수속이 지체되어 계속 가족들이 헤어져 살기시작 해서부터였다. 10대 시절에 부모의 간섭과 보살핌 없이 지내다보니 자연 술을 마시는

학생들과 쉽게 어울리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부모 초청으로 곧 미국으로 이민 갈 것이라는 기대와 기다림으로 학업을 중단 했다가 이민 수속이 늦어지자 다시 복학해서 2년 후배 동생뻘 남녀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느껴야 했던 열등감은 술을 더 마시게 만들었다. 간신히 19살에 미국으로 왔지만 이미 매일 술을 해야만 생활할 수 있는 처지가 되어서 결국 대학도 중퇴하고 말았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가지면 책임감이 있어 술을 자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부모님의 권유로 한국에 나가서 훌륭한 가정의 규수와 25살에 결혼을 했다. 혼인식 전날에도 술을 얼마나 마셨던지 아내 될 사람을 배웅해주러

나갔다가 갑자기 취중 착시현상으로 아스팔트가 뒤집혀져서 입술 부분을 크게 다친 모습으로 웨딩마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기대했던 것처럼 신혼살림도 술을 끊게 해주지는 못했다.

한 번은 만취되어 귀가하다가 맨해튼 지하전철 안에서 멕시코 사람과 싸운 기억 다음에 필름이 끊겨졌고, 아내가 새벽에 경찰서로 찾아와서야 유치장에서 풀려났던 일, 추운 겨울에 2층 한국 술집에서 만취되어 쫓겨나 층계에

떠러진 바람에 안경까지 찾을 수 없어 허우적이던 나를 동생이구조해준 사건, 이런 일들은 계속 되었다. 교회에서 성가대와 청년회장 직분을 맡으며 나름대로 신앙생활과 봉사를 열심히 하면서도 술 마시는 교인들과 자주 어울리곤 했다.

부모님과 새벽기도에도 다녔다. 우연히 “아버지 하나님! 우리아들의 눈에 술이 똥으로 보이게 해 주십시오!” 하는 어머님의 기도를 듣고 나서 많이 죄송하고 마음이 아팠지만 그도 잠시뿐이었다.

술을 안마시겠다고 아침에 결심하고 출근하지만 저녁에는 의례 손이 술병을 찾고 있었다.

사랑하는 8살 첫째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다가 집 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판정을 받고 병원에 누어있는 병상 앞에서, 하나님께 “우리 아들을 살려 주시면 술을 끊겠다는 소원 기도를 하고 싶어졌다!” 그러나 그 순간 “술을 끊는다고

죽을 아들을 살리고, 살 아들을 죽이겠느냐”는 마귀의 속삭임이 들렸고, 지금 이런 상태에서 너를 위로해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술 밖에 없다는 마귀의 유혹에 넘어갔다.

아들이 세상을 떠난 후에, 흠 없이 살다 먼저간 아들은 반드시 천당에 가 있을 것임으로 내가 천당에 가서 아들을 만나려면 술을 끊어야 하겠다는 일념으로 여러 단주노력들을 해 봤어도 모두가 허사 이었다.

나이 40이 되면서부터 내가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교회에서 전문 상담을 받아 봤지만 다소 도움이 되었을 뿐 단주는 어려웠다. 그다음에는 알코올 치유 전문 정신과 의사를 찾아갔고 “지금부터 평생 술을 한 방울도 마시면

안 됩니다!” 하는 의사의 충격적인 첫마디에 눈물이 핑 돌았다. 몇 차례 상담을 받던 중에 다른 치료자가 만취된 상태에서 병원복도에 쓰러져 있는 것을 목격하고 나서 정신 상담치료를 중단했다.

술을 마시면서도 교회는 계속 다니며 봉사를 해서, 술 마시는 것만 빼고는 교회생활을 열심히 했다. 이런 이중적인 신앙생활로 늘 부담감과 죄책감이 나를 짓눌렀다. 그만큼 중독은 무서웠다.

사업을 해도 잘되지를 않았다. 술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100%의 능력을 50%밖에 발휘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새해 단주 결심을 하고 아내에게 집안에 있는 모든 술병들을 치워버리게 했지만 그도 작심 삼일이 되었다. 다시 물병에다 보드카를 담아서 아내 몰래 마셨고, 아내가 물병인줄 오인하고 술을 마신 해프닝도 있었지만 도저히 술을 끊을

수가 없었다. 나이가 50대에 접어들었고, 위내시경을 한 의사가 이대로 계속 술을 마시면 위암에 걸릴 위험이 많다는 말을 듣고 나서, 다시 술을 끊고 싶은 마음이 생기던 차에, 신문에서 이해왕 선교사가 좋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기사를 잃고2009년 2월에 12단계 약물회복모임에 참석했다. 매주 약물 그룹모임에서 나보다 상태가 더 심한 사람과 회복된 사람을 목격하면서, 그리고 나와 같은 고통들을 들으면서, 더 망가지기 전에 술을 끊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에 술과 영원한 이별을 결심했다. 온몸이 가렵고 팔에 개미가 기어 다니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온몸이 가려워 긁어댔고, 음식 맛도 없는 심한 금단증상을 겪어야 했지만, 이제는 술 없이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이미 하나님께서 더 좋은 것으로 채워 주시는 것을 느끼고 있다.

요즘은 “오늘 하루도 나는 또 이겼구나, 오늘 하루도 안 마셨구나!” 하는 성취감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올바로 살려고 노력했던 오늘 하루도 승리했다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하나님에게 쓰임 받는 일꾼이 되고 싶다.

가족들에게는 좋은 남편과 좋은 아버지 역할을 하고 싶고, 이해왕 선교사의 중독치유 사역에도 도움이 되는 후원자가 되고 싶다. 그간 술 중독으로 100 이라는 인생을 50 밖에 즐기지 못하고 나머지 50은 죄책감과 열등의식에서 술로

아깝게 보낸 세월을 후회한다.

나의 간증이 나와 같은 또는 내 가정과 같은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알코올 중독 예방과 조기 회복”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끝)

 

▶ “술과 영원한 이별” 간증 듣기 http://www.irecovery.net/audio/seminar_4_5.wma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www.irecovery.org)
전화상담: 909-595-1114
이메일 상담 counsel@irecover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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