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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 Blanchard (2)- 서번트 리더십은 목표에 초점을 맞추는 것
MajorFit | 조회 3,236 | 03.12.2018


블랜차드 박사와의 미팅은 에스콘디도에 있는 블랜차드 컴퍼니본사 회장 집무실에서 하기로 했다. 머리를 깔끔하게 빗어올린 젊은 컨설턴트가 블랜차드 박사를 수행했다. 켄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잡았다. 그는 앞장서서 집무실로 안내했다. 그는 사무실을 지나면서 직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했다.


수잔, 지냈어? 지난 휴가는 어땠어요.”

, 정말 좋았어요.당신도 그곳에 가보셔야 해요.”

그럴게요. 필립, 당신 얼굴 아주 좋아보여요.”

당신도요.”


직원들은 화기애애하게 켄과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기업 창업자나 회장이라기보다는 오래된  친구가 회사를 방문한 느낌이었다. 회장님만 오시면 사무실 분위기가 딱딱해지는 한국 회사를 보아온 내게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켄의 집무실에 들어서자 크고 작은 액자들이 걸려있었다. 내부 인테리어는 사람의 가치관을 간접적으로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벽을 재빨리 훑어보았다. ‘칭찬 고래 주인공 샤무(Shamu) 그림을 비롯, 1980 모스크바 올림픽에서 소련 팀을 상대로 기적 같은 승리를 이끌어낸 미국 아이스하키팀 사진, 2007밤비노의 저주 깨고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들의 친필 사인이 적힌 티셔츠 의미 있는 상징들이 걸려있었다. 상당한 골프 애호가임을 알리는 ‘1 골퍼 표지와 정장 차림의 비즈니스맨들과 손을 잡고 있는 예수님 그림도 걸려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서도 서번트 리더십이 유행했습니다. 하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는 CEO 많습니다.”

나는 질문을 시작했다. 켄은 책상 위로 손을 올려놓으며 말했다.

서번트 리더십을 한다면서 사람의 평가나 인기에 연연하는 경우가 많아요. 서번트 리더십의 핵심은 당신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닙니다. 섬김(Serving) 받는 사람들, 우리 회사가 섬기는 대상인 고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죠. 리더는 이를 위해 명확한 비전을 갖고 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구성원들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고객을 섬길 있도록 직원을 지원하는 역할이죠.”


서번트 리더십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다시 권위주의적으로 리더십으로 복귀하는 CEO들이나 상사를 많이 보아왔다. 연초에 직원들을 섬기겠다며 거창한 구호 선언까지 해놓고서는 지나지 않아 경영 실적이 떨어지면 직원을 몰아치는 경우 말이다. 이런 일을 직원들이 여러 당하고 나면 경영진을 신뢰하는 수준이 크게 떨어진다.


서번트 리더십의 경우 성과가 나쁘다면 리더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까도 말했듯이 아래 사람들이 따라주지 않거나 성과가 나지 않으면 회사는 다시 권위주의적이고 일방통행 지시로 회귀하는 경우가 많다. 조직이 어려움에 처하면 리더의 선택은 많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좋은 성과는 명확한 목표에서 옵니다. 직원에게 목표를 통해 일의 책임감을 알려줘야 합니다. 나는 너희들을 돕기 위해 있다. 만일 섬김 대상이 없거나 목표가 없어지면 서번트 리더십은 불명확해집니다.”


나는 서번트 리더십하면 군대에서의 아픈 경험이 떠올랐다. 진해에서 해군사관학교에서 장교후보생 교육을 받은 나는 00함대 사령부 초계함에 배치되었다. 가장 규율과 군기가 세기로 유명한 함대여서 그런 분위기는 배속 함정에도 그대로 전달되었다.  

그런데 생각했던 만큼 부하를 통솔하기가 어려웠다. 해군은 기술군 위주여서 하사관이 많았다. 육군에서 고참 사병들이소위 길들이기 갈등을 빚는 일은 해군에서는 찾아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하사관 중에서도 군대생활을 4~5년차 중사 출신 중에서 초급 장교가 내리는 명령을 적당히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가장물렁한장교에 속했다. 부하들이 일을 제대로 끝내면 함장님한테 불려가 지적을 자주 받았다. 나름대로 부하들을 섬기려고 노력했지만 실전에서 너무 무력한 것처럼 보였다. 반말조로 거칠게 명령을 쏟아내는 동료 장교의 말을 듣다가도 내가 지시하면 적당히 뭉개거나 뒤로 미루는 일이 많았다. 처음에는 좋은 말로 알아듣게 지시했지만 뿐이고 뒤로 돌아서면 바로 무시했다. 명령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생기자 나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다


나는 다시 명령 위주의 장교가 되기로 했다. 상부의 지시사항을 기한내 이뤄내기 위해 어쩔 없다고 스스로에게 변명했다. 갑작스럽게 바뀐 태도에 부하들은 혼선을 빚었다. ‘그럼, 그렇지. 당신도 없지.’ 조금씩 마음 문을 열고 가까이 다가서는 부하들은 다시 물러섰다. 뒤로는 형식적으로 말을 따르기는 했지만 진정성이 부족했고 서로 위해주는 그런 관계는 다시 오지는 않았다 

서번트 리더십은 교회나 기업에서 통할지는 몰라도 군대에서는 통하지 않는구나.’나름대로 결론을 내렸다. 믿는 신조가 같거나 보너스나 승진 등을 무기로 갖고 있어야 제대로 관리가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켄의 말을 듣고 보니 내가 서번트 리더십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서번트 리더십이 섬김을 강조하다 보니 당연히 아랫사람, 부하들을 덮어놓고 감싼다든지 섬겨준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런데 섬김의 목적을 위해 그들을 이끌 수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전투력 향상과 보람있는 병영생활이란 목적을 나름대로 정해놓고 리더십을 발휘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나는 다시 한번 켄의 말을 상기했다.

서번트 리더십의 핵심은 당신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닙니다. 섬김(Serving) 받는 사람들, 우리 회사가 섬기는 대상인 고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죠.”

회사에 가기 싫은 적이 있는가. 아침에 출근할 생각만해도 가슴이 답답해 오고 어딘가 도망쳐 버리거나 사표를 던지고 싶은 적이 없지 않은가. 아래 직원들 의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조직문화, 성과를 위해 부하 직원을 달달 볶는 상사, 어려운 일을 미루기만 하는 뺀질한 동료들. 하지만 모든 것보다 명확한 목표와 권한 없이 쏟아지는 일들로 인해 열정을 쏟기 힘들다고 직장인들은 털어놓는다

많은 회사에서 직원들이 열정 없이 일한다며 불평합니다. 반면 직원들은 회사에 출근하기가 싫을 때가 많은 데요. 무엇이 문제입니까

켄은 상체를 앞으로 일으키면서 단호하게 대답했다.


회사에 열정이 없는 직원이 많다는 것은 직원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회사의 리더십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원래 있던 수준보다 성장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어요. 회사가 비전을 정하고 올바른 리더십으로 이끌어 나간다면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열정을 갖게 됩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직원들의 열정이 없음을 탓하는 회사는 벌써 리더십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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