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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 류경수 "평범한 얼굴, 이제는 장점이라 생각" 연합뉴스|입력 01.26.2023 09:20:29|조회 777
연구소장 역…"주변에서 볼 수 있는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사람 연기하려 노력"
"故 강수연 덕에 과정의 힘 느껴…감사의 마음 더 전하지 못해 안타까워"
배우 류경수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결국 영화라는 건 봐주셔야 하는 거잖아요. 많이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기분 좋습니다. 헛되지 않은 작업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 류경수가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에 이어 영화 '정이'로 글로벌 정상을 차지한 소감을 밝혔다. '정이'는 공개 다음 날부터 4일 연속 넷플릭스 영화 부문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26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해외에서 이 영화가 주목받는 데 대해 "거대한 세계의 이야기라기보다는 한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가 SF 배경으로 그려져서 흥미롭게 다가간 것 같다"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정이'는 최고의 전투 인공지능(AI)을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류경수는 '정이 프로젝트'의 성공에 집착하는 연구소장 김상훈을 연기했다. 독특한 유머 감각을 지닌 상훈은 상황을 가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감정을 표출해내는 점이 특징인 캐릭터다.



넷플릭스 영화 '정이'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류경수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사람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걸 과하게 하는 사람들이 좀 불편하잖아요. 과하게 받아들이고, 막 표현하고…. 그 과함이 사람들에게 부담스럽게 느껴질 것 같았어요. 그래야 상훈이 가진 반전이 나중에 좀 더 크게 다가올 거로 생각했죠."

그러면서 "항상 최대치를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했다.

"'내가 별로로 보이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으로 연기를 약하게 할 수는 없잖아요. 상훈이라는 캐릭터는 신뢰가 안 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어려 보이는데 직책은 높고, 그런 데서 오는 아이러니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정이'는 연 감독과 김현주, 류경수가 함께한 두 번째 작품이다. '지옥'을 통해 처음 만난 세 사람은 연 감독이 시나리오를 집필한 넷플릭스 새 시리즈 '선산'을 통해 또 한 번 뭉쳤다.

류경수는 "'정이'에 출연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사실 연 감독님이었다"고 털어놨다.



배우 류경수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소재도 굉장히 흥미로웠지만 연 감독님의 현장이 너무 좋아요. 편하고, 재밌고, 매일매일 출근할 때 기대가 돼요. 스트레스받지 않고 웃으면서 행복하게 일했어요. 연 감독님이라면 어떤 이야기든, 역할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그냥 얘기(캐스팅 제의)해주시면 항상 감사하게 다 할 것 같아요."

김현주에 대해서는 "연기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의지를 많이 하게 된다. 많이 품어줄 수 있는 그릇을 갖고 계신 분 같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두 사람과 가까워지는 데에는 고(故) 강수연의 역할이 컸다고 회상했다.

"강수연 선배님이 계속 자리를 만들어주셨거든요. 그때 되게 많이 가까워졌어요. 다 같이 모이면 오디오가 안 비었어요. 서로 수다도 떨고 개그도 하고…. 아직 어려서 그런 것도 좀 있겠지만 저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정이'는 그 과정의 힘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에요."



배우 류경수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촬영장에서 강수연의 간식을 담당했을 정도로 각별했다는 그는 "감사 인사를 하긴 했지만, 더 많이 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속내를 밝혔다.

"처음에는 너무 전설 속의 대배우셔서 걱정됐어요. 혹시 연기 못한다고 혼나면 어쩌지 하고요. 근데 처음 만났을 때, 마치 알던 사이처럼 너무 밝게 인사해주시는 거예요. 저는 촬영장에서 선배님 간식을 담당했어요. (웃음) 촬영 내내 한 번도 싫은 소리를 하신 적이 없으셨으니 아마 완성된 작품을 보셨으면 무조건 칭찬해주셨을 것 같아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로 얼굴을 알린 류경수는 이후 '인질', '지옥', '대무가', '정이'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탄탄하게 쌓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단점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장점으로 느껴지는 것 중 하나가 평범하게 생긴 얼굴이에요. 제가 좀 심심하게 생겼잖아요. (이목구비가) 진한 것도 아니고요. 아직은 그냥 여러 가지 역할을 다해보고 싶어요. 누군가의 아들, 친구처럼 일상에서 볼 법한 역할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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