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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급난에도 실적 방어 성공한 현대차…판매목표는 조정 연합뉴스|입력 10.26.2021 09:16:30|조회 349
생산 줄었지만 수익성 개선…친환경차 판매·믹스 개선이 실적 견인
부품난 장기화 대비해 판매 전망치 낮춰…"생산차질 최소화 주력"
현대차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장기화에 따른 실적 악화 전망에도 컨센서스(시장 전망)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반도체 품귀에 따른 생산 차질로 실적 감소를 겪는 것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반도체 수급난 여파에 더해 원자재 가격 상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 불안 요소가 아직 남아있는 만큼 현대차는 판매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생산 차질을 최소화해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사상 첫 분기 매출 30조 돌파





◇ 생산량 감소에도 친환경차 판매 증가·믹스개선에 실적 방어

현대차는 올해 3분기 매출액이 28조8천67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조6천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됐다고 26일 공시했다.

'반도체 보릿고개'에도 깜짝 실적을 냈던 지난 2분기(매출 30조3천261억원·영업익 1조8천860억원)에 비해서는 다소 감소한 수치다.

세타2엔진 관련 2조원이 넘는 품질비용 손실로 적자를 기록했던 작년 3분기와 비교하면 흑자로 돌아섰다. 또 1분기 6.0%, 2분기 6.2%에 못지않은 영업이익률(5.6%)을 기록했다.

다만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직전 분기보다는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내게 했다.

올해 초 마이크로콘트롤유닛(MCU) 부족 등으로 불거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하반기부터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 8월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더욱 심화됐다. 



차량용 반도체





현대차는 이 같은 반도체 품귀 현상 탓에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의 가동을 지난달 5일간 중단했고, 울산4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

이런 연유로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생산량은 35만209대에 그치며 작년 같은 기간(41만5천992대)보다 15.8% 감소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북미 등 주요 지역에서 적극적인 재고소진을 통해 생산 감소를 보완하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특히 아이오닉5 등 친환경차가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또 고가인 레저차량(RV)·럭셔리 모델의 비중 상승에 따른 믹스 개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수익성도 높아졌다.

권역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북미 지역은 제네시스와 싼타크루즈 등 신차가 인기를 끌면서 소매 판매가 작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미국 시장은 소매 판매가 11% 증가해 현대차의 시장점유율도 1% 올랐다. 포드, 크라이슬러, GM 등 이른바 미국 '빅3' 자동차업체가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같은 기간 판매가 25% 급감한 것과는 대조된다.

중남미에서는 도매와 소매 판매가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18.3%, 20.0%)을 보였다. 중동을 포함한 기타 지역도 도매와 소매 판매가 각각 17.8%, 8.1% 증가했다.

특히 현대차의 전기차는 올 3분기 전 세계적으로 총 9만9천403대가 팔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다. 이중 지난 5월 유럽에 진출한 아이오닉5는 누적 판매 3만대를 넘었다.

차종별로는 고부가가치 차종들이 판매 비중을 늘리며 믹스 개선 효과를 견인했다.

올해 3분기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 비중이 도매 기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9%포인트, 1.6%포인트 늘면서 수익성 개선을 도왔다.

특히 제네시스는 신형 GV70과 G80을 내세워 1∼3분기 국내외 시장에서 작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14만4천대를 판 것으로 집계됐다. 1~3분기 판매 비중도 3.5%에서 4.6%까지 뛰어올랐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콘퍼런스콜에서 "내년에도 아이오닉6, GV60의 판매 본격화 등으로 전기차 판매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중 제네시스는 2025년 전동화 모델만 출시하고 2030년경부터는 전기차·수소 모델만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 "안심하긴 일러"…판매목표 조정해 수급 차질 대응

자동차 업계는 백신 접종률 상승 등으로 동남아 반도체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면서 수급난도 곧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4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완화와 각국 경기부양책에 따른 수요 회복에도 생산 차질이 해소되기까지는 시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철강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신흥국 중심의 환율 변동성 확대 등도 4분기 부담 요인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변수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2023년까지 예정된 양산 전기차 배터리 수급은 확보했지만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부품 확보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반도체 공급난 완화 정도에 맞춰 국내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노조와 특근을 논의하고, 주 52시간 이상 근무를 허용하는 특별 연장 근로 인가 제도 활용도 검토 중이다.

다만 현대차는 반도체 부품난이 장기화될 것에 대응해 올해 연간 실적 가이던스, 즉 판매 전망치는 기존 416만대에서 400만대로 낮췄다.

또 자동차 부문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작년 대비 14∼15%에서 17∼18%로, 영업이익률 목표도 4∼5%에서 4.5∼5.5%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인 서강현 부사장은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로 일부 공장 가동 중단이 발생해 생산 차질 물량이 증가했다"면서 "재고 활용을 통해 소매 판매에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업체와 물량 협의 및 공급 안정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고, 믹스 조정을 통해 수익성 약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면서 "일부 수급 개선 전망에 따라 4분기 도매판매는 3분기 대비 19% 증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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