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코리아 뉴스

"아이 한 명 키우는 데 6억 이상…집값 오르면 출산율 감소" 라디오코리아|입력 01.02.2023 15:41:29|조회 3,470
<앵커>고용 불안, 그리고 높은 집값.결혼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는 원인으로 꼽히는 것들입니다.그런데 실제로 집값과 출산율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입증하는 국책연구원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출생부터 26세까지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돈이 6억 2000만 원으로 추산됐는데 이 연구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집값이 오르면 그만큼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내용입니다.

<리포트>집값이 1% 오르면 향후 7년간 합계출산율이 약 0.014명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늘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주택 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가격의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그 영향이 7년까지 이어져 합계출산율이 약 0.014명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연구는 1992년 1월부터 2022년 9월까지의 시계열 자료를 바탕으로 주택 가격과 출산율의 구조적인 변화를 추정했습니다.연구 결과 주택가격이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걸리는 시차도 점차 짧아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1990∼2000년대 초반까지는 주택 가격 상승 후 출산율 하락 반응이 나타날 때까지 10개월가량이 소요됐습니다.그러나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주택 가격 상승 1∼2개월 후 바로 출산율 하락이 나타났습니다.

국토연구원은 "출산 인구층은 가계 자산 축적이 적은 사회 초년생들"이라며 "주택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대출 등 상당한 지출이 필요한데, 출산 이후 꾸준히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출산과 주택가격 간에는 상충관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2020년 기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 1명을 출산해 만 26세 시점까지 양육하는 데 들어가는 총비용은 6억1천583만 원이었습니다.

국토연구원은 "주택가격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것은 출산을 경제적 이득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화된 결과"라며 "자녀 출산 자체에는 큰 비용이 들지 않지만 출산 이후 발생하는 양육, 보육, 교육에 발생하는 비용까지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최근 경제적 측면을 따져 출산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커진 만큼,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집값과 출산율의 상관관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81명입니다. OECD 38개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합계 출산율이 1명에 못 미치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이수정 서울 특파원

댓글 0
0/300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