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여권의 지속적인 차출 요구를 받아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받아들이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습니다.당장 법무 행정 공백은 물론, 그동안 국무위원 신분으로 사실상 정치 행보를 병행한 게 아니냔 따가운 시선도 여전합니다.

[리포트]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법무부 수장에 오르며 포스트 권력으로 주목받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거대 야당인 민주당과 줄곧 날 선 대립을 이어가며 초기엔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정부·여당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않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까지 참패로 끝난 뒤 언행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정치권 입성을 바라는 여권 구애가 잇따르는 가운데 지난달부터 국무위원 일정이라기엔 애매한, 사실상 정치 행보에 나섰단 비판이 나왔습니다.

특히 한 장관은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방문해 인파가 몰리자 3시간 동안 '팬 미팅'을 연상시키는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습니다.대구에 이어 대전까지, 지역 방문 일정을 이어가며 직접 선수로 뛰어들 수 있단 정치적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졌습니다.

결론을 정해둔 것 같은 한 달여 정치 행보 끝에 한 장관은 결국, 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직행한 첫 법무장관이 됐습니다.경쟁 상대로 만나게 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검찰 수사 정당성을 앞장서 역설해왔던 터라, 대야 관계는 물론 국무위원 인선 사에서도 초유의 사례로 남게 됐습니다.

한 장관이 속전속결로 여당행을 택하면서 당장 법무부 수장 공백 사태가 불가피해졌습니다.대통령실이 서둘러 인사 검증을 마치더라도 후임 임명 절차를 고려하면 최소 한 달간은 이노공 차관 대행체제로 운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1년 7개월 만에 윤 정부 초대 법무장관 직을 내려놓은 한 장관은 향후 정치 구상에 관해선 자세히 설명했지만, 법무 행정 공백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