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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1천억 마이너스 통장' 빅5 경영 '휘청' - 전공의 의존의 '민낯' 라디오코리아|입력 03.15.2024 16:14:52|조회 4,374
[앵커]전공의 집단 사직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의료 차질로 인한 병원들이 극심한 재정난에 빠지고 있습니다.빅5 대학 병원들은 하루 매출이 작년 대비 10억 원 넘게 줄었고, 서울대병원은 자금 융통을 위한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기존 두 배인 천억 원으로 늘렸습니다.전공의 이탈 이후 수술과 입원을 큰 폭으로 줄였기 때문인데 그동안 전공의 인력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입니다.

[리포트]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기 시작한 건 지난달 19일부터입니다.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간호사 등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기 시작한 건 이달 4일부터입니다.전공의 이탈 이후 대형병원에 경영난이 생기는 데 채 2주밖에 걸리지 않은 것입니다.

특히 전공의 비중이 큰 빅5 대학병원일수록 매출 손실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평상시보다 입원과 수술 환자가 급감해서울대병원과 아산병원은 하루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억 원 안팎으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급한 대로 공보의와 군의관이 긴급 투입됐지만, 전공의의 빈자리를 채우는 데는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급기야 서울대병원은 자금 융통을 위한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최근 기존의 두 배인 '천억 원'으로 늘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급격한 매출 감소를 견디기 어려워진 세브란스 병원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선언했습니다.매출 20% 가량이 줄어든 서울성모병원 역시 비상경영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빅5' 병원은 수익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40% 안팎입니다.높은 인건비 비중을 감당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값싼 노동력인 전공의를 전체 의사의 40%가량이나 채워온 민낯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드러난 것입니다.

전문의를 더 많이 고용하려면 원가에도 못 미치는 진료와 수술의 건강보험 수가를 올려 수익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대형병원들이 건물과 토지, 의료기기 매입 목적으로 해마다 수백억 원씩 사업준비금으로 적립하는 대신 전문의 채용 비용에 더 많이 지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공의에 이어 교수들마저 집단 사직 움직임을 보이면서 병원들의 경영 악화는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수정 서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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