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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프간 국경 90% 장악"…정부 측 "완전한 거짓말" 반박(종합) 연합뉴스|입력 07.23.2021 10:37:23|조회 626
아프간-파키스탄 국경서 깃발을 들고 탈레반을 반기는 지지자들. [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정부군과 싸우는 이슬람 무장 반군 탈레반이 전체 국경의 약 90%를 장악했다고 탈레반 대변인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이날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국경, 이란·파키스탄과의 국경이 일부 구간을 제외하곤 완전히 우리 통제하에 있다"고 말했다.

또 "타지키스탄과의 국경도 완전히 아군 통제하에 있으며, 우즈베키스탄과의 국경도 하이라탄 지역을 제외하곤 우리가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 대해 아프간 정부 측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아프간 국방부 부대변인인 파와드 아만은 23일 AFP통신에 "탈레반의 주장은 완전한 거짓말"이라며 "그것은 근거 없는 선전일 뿐"이라고 밝혔다.

탈레반은 미군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이 지난 5월부터 아프간 철군을 시작하면서 공세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미군 측에 따르면 탈레반은 현재 아프간 420여 개 지구(district, 시·군과 비슷한 아프간 행정 단위) 가운데 절반인 210개 이상 지구를 점령했고, 나머지 지역의 34개 핵심 거점을 압박해 수도 카불을 포함한 주요 도시들을 고립시키려 시도하고 있다.

다만, 장악 지역 범위에 대한 양측의 주장은 상당히 엇갈린다.

탈레반이 대부분의 농촌과 소도시들을 손안에 넣었지만 아프간 정부군은 여전히 주요 대도시와 시설 등을 방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악 지역 면적만 놓고 보면 탈레반 세력이 커 보일 수 있지만 정부 측 장악 지역의 인구가 훨씬 많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과 정부군의 무력 충돌로 현지 상황은 극도로 불안정해졌으며 다수의 주민이 혼란을 피해 이란과 터키 등의 이웃 국가들로 이주하고 있다.

탈레반에 밀린 일부 주민들과 정부군 군인들은 이웃한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 국가들로도 도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대표단은 전날 카타르에서 만나 아프간 정세 안정화를 위한 협상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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