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반영한 작품에 점점 더 끌려…'믿보배' 되고 싶어" 홍종현 "잔잔하고도 다양한 인간성이 '레이스' 매력"
"윤조가 겪은 부조리함, 선택받지 못한 사람의 억울함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배우 이연희는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디즈니+ 드라마 '레이스' 속 열정 넘치는 직장인 박윤조를 연기한 소감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연희가 오피스물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이스'는 실업계 고교 출신인 중소 홍보대행사 직원 윤조가 대기업 '세용' 홍보팀에 경력직으로 입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12부작 오피스 드라마다. 지난 10일부터 수요일마다 2회씩 총 6회가 공개돼 반환점을 돌았다.
윤조는 연거푸 부조리한 일을 겪고 분노한다. 대기업이 발주한 일을 따내려 발표를 준비하지만, 이미 다른 경쟁사가 내정된 것을 알고 화를 낸다. 학력 등을 따지지 않는 '스펙 아웃' 전형으로 세용에 입사하지만, 입사 후 세용의 기업 이미지 홍보에만 이용당하자 분통을 터뜨린다.
이연희는 부조리 앞에서 불편함을 숨기지 않고 "이 바닥이 원래 이런 거죠?"라고 일갈하는 윤조의 감정을 표현했다. 그는 이 대사를 언급하면서 "욕하는 것 같기도 하고 윤조를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사회의 부조리함을 지적하는 대사"라고 짚었다.
드라마 속 윤조는 넘치는 열정 때문에 친구에게 '영꼰'(어린 꼰대)라는 말을 듣는다. 갓 입사한 후배가 월차를 내자 "이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하고, 쉬는 날 연락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후배를 닦달하다가 싫은 소리만 듣는다.
이연희는 2001년 연예계에 데뷔해 22년의 경력을 쌓았다. 어느덧 드라마 속 윤조에게 공감할 수 있는 연차가 됐다.
그는 "점점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이 젊어진다"며 "스태프들도 나보다 어려져서 이제는 뭔가 부탁하기 어렵게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이어 "선배일 때보다 후배일 때가 편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이연희는 "작품을 선택할 때 제가 이해할 수 있고 공감되는 부분이 있는지를 보고 고르게 되는 것 같다"며 "많은 역할을 표현해내서 모든 분이 믿고 보는 배우, '믿보배'가 됐으면 한다"며 웃어 보였다.
이연희는 또 작년 '결혼백서'에 이어 올해 '레이스'에서도 생활 연기를 선보인 것을 두고 "작품을 고르는 생각이 달라진 것 같다"며 "이제는 공감이 쉽고 이해하기 쉬운 작품들이 더 끌리고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점점 현실을 반영하는 작품들을 좋아하게 된다"며 "내 주변의 삶과 이웃을 표현하는 작품을 하면서 미세한 감정들을 표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