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코리아 뉴스

"또 이러면 어쩌나" '디지털 정부' 해외 홍보 도중 행정망 먹통 망신‥초기 대응도, 대국민 안내도 부실 라디오코리아|입력 11.20.2023 04:25:19|조회 2,376
<앵커>지난 금요일 전국적으로 마비돼 큰 불편과 혼란을 안겼던 한국 정부 행정전산망이 오늘에서야,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복구된 지금도 정부는 "장비 오류가 있었다"는 설명뿐, 자세한 원인은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전산망이 멈춰 섰을 때,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은 해외에 나가 이렇게 '전세계 디지털 정부를 선도한다'고 자랑하고 있었는데 정작 한국에선 6천건 넘는 민원서류를 일선 공무원들이 직접 손으로 써서 발급해주고 있었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리포트>지난 14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열린 디지털 정부 발전을 위한 10개국 장관 회의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참석했습니다.행안부가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 장관은 "세계 디지털 정부와 공공행정을 선도하겠다"며 의욕을 보였습니다.또 미국으로 건너가 "한국의 선진 공공행정을 중남미 등 미주지역과 공유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홍보전에 열을 올리는 사이, 한국에선 초유의 전산망 마비가 빚어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사태 파악부터 늦었습니다.지난 17일 오전 9시부터 전국 지자체에서 민원 서류 발급이 중단되기 시작했지만, 행안부 관계자는 "오전 10시 전후로 문제가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역시 먹통이 됐던 '정부 24'도 마찬가지.오전 8시 반부터 자체 모니터링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견됐는데도, 오후 1시55분이 돼서야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장애 사흘째인 어제, 행안부는 비로소 오류가 발생한 시각을 밝혔습니다.

국민들의 혼란도 가중됐습니다.행안부의 첫 공식 발표는 장애 발생 9시간이 지난 오후 5시 39분.그마저도 1쪽 짜리 보도자료였는데,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카카오 전산 먹통 사태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재난 안전 문자를 세 차례나 발송했습니다.하지만 행정안전부는 이번 마비 사태를 재난으로 볼 수 없다며 어떤 안내 문자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이수정 서울 특파원

댓글 0
0/300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