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침체 심각성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분위기입니다. LA와 뉴욕 오피스 빌딩들이 헐값에 거래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구글의 AI 챗봇 제미나이에 대한 새 광고가 온라인에서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파리 올림픽을 겨냥해 내놓은 광고인데, 비판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알아봅니다.
박현경 기자!
1. 상업용 부동산이 가라앉는다는 분위기는 몇년 전부터 엿볼 수 있었는데, 이제 이게 수면 위로 부상하는 것 같네요?
네, 그렇습니다.
최근 LA다운타운과 뉴욕 맨하튼에서 거래되는 오피스 빌딩 가격을 보면 그러한 분위기가 한층 더 잘 느껴집니다.
LA다운타운 52층 오피스 빌딩, 개스 컴퍼니 타워 거래 소식, 앞서 모닝뉴스 시간에 짧게 전해드렸는데요.
개스 컴퍼니 타워는 555 웨스트 5가에 위치한 52층 높이 오피스 빌딩으로, LA다운타운 스카이라인을 대표하는 건물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그런데 차압 매각되는 이 개스 컴퍼니 타워를 LA카운티 정부가 2억 천 5백만 달러에 구입하기로 잠정 합의했다는 내용이 LA타임스에 실렸습니다.
개스 컴퍼니 타워는 지난 2020년 감정가가 6억 3천 2백만 달러였는데요.
4년 만에 4억 천 7백만 달러나 대폭 내려간겁니다.
3분의 1로 떨어진 것이죠.
2. 개스 컴퍼니 타워 하나만 그런게 아니라고요. 또다른 LA다운타운 오피스 빌딩도 엄청나게 깎인 가격에 거래된다고요? 그건 어디입니까?
777 사우스 피게로아 스트릿, 개스 컴퍼니 타워 인근에 위치한 또다른 52층 높이 오피스 타워도 예로 들 수 있겠는데요.
이전에 Brookfield가 소유했던 이 오피스 타워는 1억 2천만 달러에 매각될 예정이라고 한 부동산 매체(Commercial Observer)가 최근 전했습니다.
스케어피트 당 117달러, 상당히 많이 깎인 가격이라 하는데요.
불과 몇달 전엔 약 1억 4천 5백만 달러에 매각될 뻔했지만 거래가 무산됐었다고 하고, 그후 더 내려간 가격에 매각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3. 이처럼 오피스 빌딩 가치가 하락한건, 최근 몇 년 동안 다운타운 사무실 시장은 임대인에게 불리하게 돌아선데 따른 것이죠?
그렇습니다.
많은 세입자들이 코로나 19 팬데믹 당시 사무실 공간을 줄였습니다.
직원들이 원격으로 일하는 것이 보편화된데 따른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치안 문제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LA다운타운 사무실 임차인 중 일부는 거리가 팬데믹 이전보다 덜 안전하다고 우려를 표했고요.
센추리 시티 등 다른 지역으로 사무실을 옮기기도 했습니다.
4. 그러다보니 사무실 건물 공실률이 급증할 수 밖에 없었고요?
네, LA 윌셔길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한인들도 이전보다 건물이 많이 빈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하고요.
또 LEASE라고 적힌 표지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글로벌 최대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에 따르면 LA다운타운 사무실 공실률은 지난 2분기 30%를 넘었습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임차인과 임대인 간의 이익이 균형을 이룬 것으로 여겨지는 수준의 3배가 넘는 것입니다.
5. 엎친데 덮친격으로 오피스 빌딩 건물주들을 더 어렵게 만든게 있죠?
네, 이런 상황에 더해 높은 이자율은 건물 소유주가 리파이낸스 받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상황들이 여러가지로 나빠지면서 빠른 매각이나 압류로 이어졌고, 매매 가격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 됐다는 설명입니다.
이렇게 다운타운 사무실 가치가 하락하면서 낮은 가격에 오피스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바이어들이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고 한 부동산 분석가(Raise Commercial Real Estate의 페트라 두르닌)는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밝혔는데요.
불행한 상황은 현금을 가진 다른 사람들에겐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운타운은 이전에도 호황과 불황의 순환을 거쳤으며 항상 스스로를 재창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6. 그런데 오피스 빌딩 침체 분위기는 LA에서만 나타나는건 아닙니다. 뉴욕 맨하튼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죠?
네, 오늘 아침 LA타임스에는 개스 컴퍼니 타워 소식이 실렸다면 공교롭게도 오늘 아침 뉴욕타임스에는 맨하튼 타임스스퀘어 인근 한 오피스 빌딩 소식이 실렸습니다.
헐값에 매각됐다는 내용인데요.
UBS 리얼티 인베스터스가 소유한 맨해튼 50번가 23층 건물이 어제(7월 31일) 경매에서 850만 달러에 낙찰됐다고 합니다.
타임스스퀘어에서 멀지 않은 맨해튼 미드타운의 중심 업무 지구에 있는 이 건물은 지난 2006년에만 해도 매매 가격이 3억 3천 2백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그랬던게 850만 달러에 팔린 겁니다.
7. 상당히 충격적인 가격이네요. 이 같은 저가 매각은 팬데믹이 뉴욕의 상업용 빌딩 시장을 얼마나 뒤흔들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충격적인 최신 사례라고요?
네, 뉴욕타임스는 이번 매각 소식을 전하면서 그처럼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LA와는 좀 다른 점이 눈에 띄는데요.
뉴욕의 해당 빌딩의 경우 건물주와 토지소유주가 분리된 가운데 늘어난 공실로 인해 건물주가 매달 납부해야 하는 토지사용료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 게 헐값 처분의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는 설명입니다.
8. 그렇게 이전엔 상상도 못할 만한 가격에 건물이 팔리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군요?
네, 앞서 나온 다른 매각 부동산 소식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맨해튼 센트럴파크 인근의 유서 깊은 브로드웨이 1740번지 빌딩이 매입가보다 70% 할인된 1억 8천 5백만 달러에 팔린 사실이 드러나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 누구도 지금과 같은 일이 오피스 시장에서 발생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BK부동산어드바이저의 밥 크나칼 설립자는 말했습니다.
앞서 전해드렸듯, 팬데믹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사무실 수요가 이전보다 급감한 데다가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이 많이 늘어난 게 전국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침체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매각된 맨해튼 건물 역시 사무공간의 35% 정도만 채워져 있었다고 합니다.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지난 2분기 기준 전국 부동산 자산 압류 규모는 205억5천만 달러로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구요.
압류 규모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9. 다음 소식입니다. 구글 새 광고가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어떤 광고를 내보냈길래 그렇습니까?
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선수에게 팬레터를 보내고 싶어 하는 딸을 위해 아버지가 AI 챗봇에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입니다.
최근 공개된 구글의 새 광고에는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미국의 육상 스타 시드니 매클로플린에게 팬레터를 쓰고 싶어 하는 한 소녀와 아버지가 등장하는데요.
이 소녀의 아버지가 구글의 AI 챗봇 제미나이에 "내 딸이 편지를 쓰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청하고요.
그러자 제미나이가 즉시 편지 초안을 작성해내는 모습이 광고에 담겼습니다.
10. 이같은 광고가 왜 비판을 받는 겁니까?
광고가 나간 뒤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수단인 편지를 쓰는 것마저 AI에 맡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고 악시오스는 어제 보도했습니다.
또 자녀 교육을 AI에 맡기는 '게으른 육아'를 권장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반응도 있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습니다.
팟캐스트 방송 진행자인 린다 홈즈는 당신의 아이와 함께 앉아서 같이 편지를 쓰라면서 이 광고의 모든 것이 역겹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시러큐스대 셸리 파머 언론학 교수는 블로그를 통해 이 영상 속 아버지는 자기 딸이 스스로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권장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11. 이러한 비판에 구글 측은 어떤 입장입니까?
AI가 인간의 창의성 향상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구글 광고 홍보국장 얼래나 빌은 악시오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AI가 인간의 창의성 향상을 위한 훌륭한 도구이며, 창의성을 절대 대체할 수는 없다고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광고를 통해 미국 올림픽 팀을 응원하고요.
이에 더해 "제미나이가 글쓰기를 위한 아이디어를 찾는 사람들에게 출발점과 사고의 시작점, 혹은 글의 초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광고의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