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2024년) 11월 선거에서 승리한 샌디에고 카운티 수퍼바이저가 사퇴를 선언하면서 그 자리에서 물러났다.
시사주간지 Newsweek는 오늘(2월3일) 노라 바르가스(54) 샌디에고 카운티 수퍼바이저가 소셜미디어에 사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Newsweek는 선거에서 승리한 후 취임도 하기 전 사임을 발표한 것이라면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노라 바르가스는 민주당 소속 히스패닉 정치인으로 히스패닉계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카운티 수퍼바이저다.
지난 11월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해서 승리했고 지난달(1월)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12월20일 취임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샌디에고 카운티 수퍼바이저위원회 의장이기도 한 노라 바르가스 수퍼바이저는 4년이라는 보장된 임기를 포기하며 자신이 ‘개인의 안전’과 ‘보안상의 이유’로 그런 결정을 내리게됐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캠페인 때부터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불법체류자 단속과 추방을 강조했고, 국경 지역 경비 강화를 내세웠다.
미국인들은 전반적으로 국경 강화 등 이민 개혁을 지지하지만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강제 추방에 대해서는 의견차를 보이고 있는 데 캘리포니아 같은 진보 지역과 텍사스 같은 보수 지역의 생각이 크게 다르다.
노라 바르가스 샌디에고 카운티 수퍼바이저는 히스패닉계 민주당 정치인으로 연방 이민법 집행에 강력하게 저항하면서 지난 4년간 첫번째 임기를 마쳤다.
이 때문에 노라 바르가스 수퍼바이저는 같은 히스패닉계 유권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생각이 다른 유권자들에게서 비난도 받았다.
샌디에고 카운티 자원을 적극 활용해서 연방 이민법 집행을 막는 조치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샌디에고 카운티 유권자들 중 상당수가 자신들이 낸 세금이 왜 불법체류자들 단속이 아닌 그들을 지켜주는 데 사용돼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켈리 마르티네즈 샌디에고 카운티 셰리프국 국장은 노라 바르가스 수퍼바이저가 추진해서 통과시킨 연방 이민국 관리들의 대량 추방 조치에 협력하는 것을 교도소 직원들에게 제한하는 내용의 법에 대해서 그런 정책을 존중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결국 노라 바르가스 수퍼바이저는 자신이 관할하는 지역의 경찰 기관으로부터도 불신임당하는 상황이 되는 등 정치적으로 곤혹스런 입장이 됐다.
게다가 샌디에고 유권자들 중 상당수가 불법체류자 문제에는 민감하게 반응을 하면서 노숙자, 약물 과다복용, 하수 오염 등과 같은 현안에는 늦게 대응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노라 바르가스 수퍼바이저는 재선됐지만 임기를 시작하지 않고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노라 바르가스 수퍼바이저는 사임을 발표한 글에서 자신을 게릴라라고 표현하면서 평등, 정의, 인권을 위해 계속해서 물러섬없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불법체류자 문제에 강경한 조치를 취하며 전국적으로 많은 지역에서 갈등과 혼란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샌디에고에서는 재선에 성공한 정치인이 임기 시작 전에 물러나기로 하는 등 이민 정책을 둘러싼 국경 지역 불투명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