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 상호관세 협상이 어제 백악관에서 전격적으로 타결됐습니다. 당초 한국측이 양보할수 없는 마지노선이었던 30개월 이상 된 소고기와 쌀 수입금지는 지켜냈지만 5000억달러 가까운 투자와 구매를 약속하며 그 성과에 대한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50여일 넘게 미뤄져 왔던 한미 정상회담도 광복절 전후로 워싱턴에서 열리게 될 전망입니다. 다음달 정상회담에서는 북핵문제와 외교 현안, 한국측 국방비 인상안과 더불어 통상 협상 세부 내용을 확정하는 후속 논의도 함께 이뤄질 전망입니다. --------------------------------------------------------------- 1. 한미 관세협상이 예상보다 빨리 어제 전격적으로 타결됐네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측이 제안을 갖고 왔다. 오후에 대표단과 만나볼 것”이라는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이 LA시간으로 어제 오후 12시 52분. 원래 마감일인 오늘 오전에 ‘2+2(재무·통상) 협의’를 갖고 최종 담판을 짓기로 돼 있었는데 하루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면담을 허락한 것.
구윤철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한국 협상단이 어제 오후 1시 30분 백악관에 들어갔고 대기 시간을 거쳐 40분동안 트럼프와 협상. 트럼프는 대표단이 백악관을 빠져나온 직후인 오후 3시 16분 소셜미디어에서 협상 타결 소식 알려. 구 부총리는 “이렇게 전격적으로 이뤄질 줄은 몰랐다. 게시물을 보고 현실화하는구나 알게 됐다”고 회고.
2. 협상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한국대표단, 트럼프와의 백악관 협상때 17년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 발생한 광우병 시위 사진 지참했는데 농산물 시장 개방에 민감한 한국내 여론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 트럼프는 한국의 검역 절차에 대해 문의하며 관심을 표명했다고. 한국의 대미 투자액수를 놓고 실랑이하는 과정도 있었는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냥 오케이(OK) 사인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금액이 왔다 갔다 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밝혀. “한국이 일본에 비해 경제 규모가 3분의1에 불과하고 지난 10년동안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현저히 작다는 걸 충분히 어필했다”고 전해. 다행이 미·일 협상 때처럼 트럼프가 즉석에서 펜으로 액수를 수정해 올리는 과정은 없었다고. 트럼프는 협상직후 한국대표단에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아니면 다른 나라와 직접 협상하지 않는데 특별히 각료급과 협상한 것은 내가 한국을 존경하고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방증한다”는 언급했다고.
또 조선업 협력 프로그램인 이른바 ‘매스가(MASGA) 프로젝트’와 관련해 가로 1m, 세로 1m짜리 대형 패널을 제작해 협력하고 싶은 내용을 담았는데, 미국측이 이를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고 전언.
3. 타결 직후 한국 정부 협상단이 주미대사관에서 특파원들에게 협상 내용을 설명했네요?
*구윤철 부총리,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규 통상교섭본부장은 한국의 장점인 조선 협력을 내세운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를 제안한 것이 협상을 풀어낸 핵심이었다고 강조.
자동차 관세의 경우 일본과 유럽연합(EU)이 15%인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있어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12.5%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지만 미국의 자동차 노조-업계의 반발이 심해 결국 똑같은 15%로 합의했다고. 철강 역시 트럼프에게 관세 인하 필요성을 직접 요청했지만, US 스틸의 일본제철 인수 등, 철강에 대해서는 미국 입장이 굉장히 강해 일단 50%를 계속 유지하는 방향으로 됐다고. 그리고 환율문제는 이번에 거론 안해.
4. 러트닉 상무장관은 “한국의 대미투자 수익90%가 미국에 돌아간다”고 했는데 맞는 말인가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3500억달러 투자에 대한 타임라인은 아직 구체적 방안 합의 못해. 예를 들어 3500억달러중 1500억달러는 한국이 주도권이 있지만 나머지 2000억달러는 미국의 프로젝트와 관련해 실무적 논의가 필요. 90%-10% 룰(수익 배분 비율)은 미국 쪽과 일본 쪽도 견해차가 있지만 그 부분에 대해 미국과 지속해서 협의해 나갈 예정. 한국 펀드도 출자, 대출, 대출 보증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지만 3개 사이의 비율은 정해져 있지 않아.
5. 가장 큰 규모인 조선업에 한국 기업이 투자하려면 미국의 법 개정이 필요한데 미국측 약속이 있었나요?
*미국은 조선업을 한국과 협력할 의지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관련된 규제나 내용에 대해서 법률까지 바꿀 것으로 예상. 조선업에 투자하는 1500억달러는 한국 주도로 펀드를 만들어 한국기업이 여기에 투자하거나 근로자를 교육하거나 하는 부분에 계속 쓰일 예정.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조선업 투자를 빨리 해 달라고 직접 요청해.
6. 대미투자 규모와 합의분야를 둘러싸고 막판까지 고성이 오갔다면서요?
*트럼프가 쉽게 OK 사인 주진 않아 숫자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해. 당초 한국이 제시한 액수는 합의된 3500억달러보다 낮았는데 미국의 요구로 더 올려. 일본 협상을 매우 면밀히 분석, 그 과정에서 미국이 투자를 간절히 바라는 조선 분야를 핵심으로 협상 진행. 미국도 조성업 부분을 높게 평가.
그리고 스코틀랜드까지 날아가서 러트닉 상무장관과 두번씩 협상한 것이 최종합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 또 농축산물 관련 추가개방 요구가 거셌는데 미국 농민의 90%가 트럼프 지지자인 상황에서 일본과 유럽연합조차 모두 추가 개방할 정도로 한국에도 압력이 강해.
트럼프 대통령 역시 협상 초반 농산물 이슈를 제기, 이에대해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미 99.7%의 품목이 개방돼있으며 미국 소고기 최대수입국, 그리고 인구수 기준으로 미국 농산물 수입 세계 3위라는 통계치 제시. 이밖에 한국의 정치적 민감성에 대해서도 최대한 설득.
2008년 광우병 사태때 광화문에 모인 100만명 시위대 사진을 보여줬는데 한국 상황을 이해하는 데 굉장히 도움.
7. 한국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술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했나요?
*대기시간까지 포함해도 1시간 남짓, 실질적인 협상 시간은 30-40분 정도 불과.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달인이란 걸 느꼈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에 대비해 모의고사 형식 ‘롤플레이’를 해가며 연습했는데 굉장히 많은 시나리오를 준비.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떻게 대답하면 좋은지 조언을 받은 것이 큰 도움됐다고. 지피지기는 백전불패. 적을 알고 나를 알면 항상 승리한다는 교훈처럼.
8. 한국측에 민감했던 방위비 분담 얘기가 빠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러트닉 상무장관이 금융과 산업 분야에 더 관심이 커서 조선 분야를 중심으로 이슈를 옮긴 전술이 적중. 러트닉 장관이 이번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방위비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측 상황에 따라 가변적. 예전에는 ‘원스톱 쇼핑’을 얘기했지만 이번엔 통상 쪽에 관심이 집중되며 협상이 타결.
9. 그렇다면 이번 협상에서 두나라가 모두 만족하는 부문은 무엇이었나요?
*단연 조선업. 한국에도, 미국에도 좋고 구체적인 아이템. 이 분야가 한국을 다른 나라보다 내용적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게 만들어. 조선업에서 중국의 추격이 급속한 상황에서, 미국과 동맹 딜을 맺은 것은 큰 성과. 앞으로 미국에서 발주하는 수많은 선박 수요를 한국기업이 미국과 함께 시장을 가져갈 수 있는 기회. 조선 기업들에게 큰 도움. 운영 과정에서 반도체나, 원자력발전소 수요까지 커지는데 그런 분야에 대미 투자 자금이 활용되면 한국기업에도 도움.
10. 8월 한미 회담 성사도 이번 협상의 또다른 실적으로 꼽히죠?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을 빨리 만나고 싶어했다고. 처음엔 바로 8월 첫주인 다음주에 만날자고 말했다고. 계엄령 이후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과정을 높이 평가하고 옆에 있던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빠른 시일 안에 정상회담 날짜 잡으라고 지시.
11. 비록 큰 틀에서는 합의를 도출했지만 세부 사항은 벌써부터 이견이 노출되고 있네요?
*구체적인 농산물 시장 개방 여부와 대미 투자금 수익 배분이 가장 큰 뇌관. 자동차에 대한 품목 관세도 15%로 확정했지만 반도체-의약품에 대한 품목 관세는 여전히 협상이 진행중.
트럼프, 트루스 소셜을 통해 한국이 미국에 자동차-트럭-농산물 시장을 완전히 개방한다고 밝혀.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예외 없는 완전한 개방’인 셈. 그러나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쌀-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해명. 한국은 2008년 광우병 사태 이후 30개월 미만에 도축된 싱싱한 소고기만 수입하는데 ‘소고기 30개월 월령 제한’을 풀지 않았다는 뜻.
또 식량 안보와 한국 농민들의 민감성을 감안해 쌀 시장도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그런데도 트럼프가 다른 발표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유권자를 의식한 정치 지도자의 표현”이라고 강조.
12. 한국정부가 돈을 대는 3500억달러의 투자펀드 수익 배분도 다른 입장입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발생하는 수익의 90%를 미국시민이 가질 것’이라고 밝혀. 이에대해 한국정부는 즉각 “그렇지는 않다. 정상적인 문명국가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이라고 반박.
이는 미국-일본 간의 협상에서도 벌어졌던 상황으로 향후 갈등의 소지가 될수도. 앞서 일본은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약속했는데 그때도 트럼프 대통령과 러트닉 장관은 수익금 90%를 미국이 가져간다고 주장. 그러자 일본 정부는 투자 수익의 90%를 미국이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출자 비율에 따라 달라지며 그 수익을 얻는 것도 미국 정부가 아니라 ‘민간’을 의미한다고 반박.
특히 이익 분배 비율과 관련해 “미국이 90%의 수익을 가져가려면 비용과 위험도 그만큼 부담해야 한다”고 확인. 한국측이 해석한 90%는 일종의 재투자 개념으로 이익이 나는데 90%를 미국이 가져가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워. 결국 펀드가 구성되고 작동하는 협의 단계에서 개별적으로 프로젝트를 봐야하고 그때 충분하게 한국측 이익을 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펀드가 운용될 수 있도록 한국의 입장을 개진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란 전망.
13.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관세협상 결과에 대해 “어려움 속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치하했네요?
*나라의 국력을 키워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혀. 어제 정부 서울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를 포함해 중앙부처 장·차관 및 실장급 이상 공직자, 대통령 비서실 비서관급 이상 공직자 등 280여명이 참석한 고위공직자 특별 강연에서 “이빨이 흔들려서 말을 안했는데, 내가 말을 하면 협상에 악영향을 주니까 말을 안 한 것”이라고 설명. 이어 “오리가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물위에선 우아한 자태로 있지만, 물밑에선 얼마나 물장구 치고 생난리냐”고 말해. 또 고위 공직자일수록 현실에 대해 잘 모른다며 “이런 함정에 안 빠지려고 나는 댓글을 열심히 읽어본다. 거기에 아이디어 반짝반짝이는 게 많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