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한인 싱글들의 만남이 성사됐다. 지난 1일 오후 토론토의 퍼블릭라이브러리에서 60명의 한인 싱글남녀가 참가한 스피드데이트를 진행했다.
한국 최초의 결혼정보회사로서 30여년에 걸쳐 완성한 글로벌 매칭 플랫폼을 통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5개 국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148개국에 회원이 있다. 2003년 미국을 시작으로 영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일본, 중국, 대만 등지에 커플매니저가 상주하며 국적을 초월한 다양한 만남을 지원하고 있다.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과 함께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국계들의 만남을 보다 쉽게 만든다는 취지에서 스피드데이트를 릴레이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6월 LA, 7월 호주 시드니, 8월 한국에 이어 이번에 캐나다에서 열었다.
이민 1세대, 1.5세대의 자녀들이 이제 결혼적령기가 됐다. 한국인의 특성상 부모가 자녀 결혼에 많은 관심을 쏟고 또 한국계 만남에 대한 열망이 커서 해외 회원 가입이 늘고 있다.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스피드데이트를 시리즈로 진행 중이다.
스피드데이트는 선우 커플닷넷이 1992년 국내 최초로 기획한 단체 미팅 프로그램에 IT를 결접목, 효율성을 극대화한 만남 방식이다. 한 번 참가로 6~8명의 이성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보통 결혼정보회사의 회원이 돼 3000~1만달러를 내야 1년 간 만날 수 있는 이성이 6~8명이다. 스피드데이트에 1회로 1년 간 만나는 이성을 한 자리에서 상대할 수 있는 것이다.
캐나다 스피드데이트는 당초 100명으로 기획됐다. 그러나 신청을 받고 보니 남성 접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앞서 미국, 호주, 한국의 여초현상과 반대였다. 남녀 성비가 맞아야 1대 1 만남이 이뤄지므로 부득이 남성 접수를 마감했고, 결국 참가자는 60명으로 줄었다.
연령대를 고려해 배정한 9개의 테이블에 나눠 앉아 약 3시간에 걸쳐 8명의 이성과 1대 1로 15분 간 대화를 나눴다. 남성이 좌석을 이동하고, 다음 테이블로 이동하는 로테이션 방식이다.
캐나다는 세게에서 두 번째로 넓은 국가로 면적이 한반도의 100배 가까이 된다.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캐나다 한인수는 약 24만명이다. 그 넓은 땅에 24만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는 것이니 한국계 만남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 스피드데이트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고, 부모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딸의 참가신청을 한 어머니는 행사가 진행되는 내내 커플매니저에게 연락해 현장 분위기를 확인했다. 딸이 만나는 사람들은 누군지, 딸의 표정은 어떤지, 궁금하고 걱정이 됐던 것이다.
낯이 익은 남성도 봤다. 기억을 더듬다가 지난 5월 뉴욕 행사에 온 사람인 것 같아 설마 하고 다가갔더니 그가 인사를 했다.
LA 행사에 가지 왜 멀리 캐나다까지 왔느냐고 물었더니 “캐나다가 더 가깝다. 1시간 반 밖에 안 걸린다”고 했다.
2시간40분 동안 8명을 만나는 강행군인데도 참가자들은 지치는 기색 없이 질문을 주고받고 연락처를 교환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종료를 알리는 멘트에 다들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오프라인 만남은 이렇게 종료됐지만, 온라인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스피드데이트는 만난 사람들이 많아서 누가 누군지 기억이 잘 안 날 수도 있다. 잠깐의 대화를 통해 상대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다른 테이블에 있는 이성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만남 당일 자정부터 1주 간 커플닷넷 사이트에서 그날 참가한 전체 이성의 사진과 프로필을 확인하고 만남 신청을 하거나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이유다.
이렇세 배우자 만남에 IT와 휴머니즘을 결합한 것이 바로 스피드데이트요, K-매칭이다.
이날 불참자도 2명 나왔다. 이들 두 여성은 행사장까지 왔다가 되돌아갔다. 예전에 만났던 남성이 참가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그 상대와 마주치지 않게 할테니 참석하라고 커플매니저가 설득했지만, 두 여성은 포기하고 갔다.
재혼 이벤트도 함께 기획했다가 보류했는데, 아니나 달라 참가하려던 남성이 아쉬운 마음에 커피를 사들고 행사장에 오기도 했다.
퍼블릭라이브러리의 보안요원과 직원들도 스피드데이트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친절하게 응대해줬다.
같은 한국계라도 미국에서 성장한 사람, 캐나다에서 성장한 사람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캐나다 스피드데이트는 다른 곳과 달리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세계의 한인들이 이성을 만나는 스피드데이트는 11월22일 뉴욕, 12월21일 LA, 내년 1월17일오사카로 이어진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커플닷넷 대표 ceo@coupl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