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9년 7월 16일, 언제나 그렇듯이 선발대가 앞장서서 길을 트고 본진이 그 뒤를 따라가는 형식으로 엘 카미노 레알[왕의 길] 탐험대는 몬테레이를 향해 해안가를 따라 북진하였다. (이들의 행렬을 따라 샌디에고부터 지금의 오션사이드까지 이어진 길이 S11번 도로인 엘 카미노 레알 길이다.)
당시에는 지형의 특징이나 모양을 따서 이름을 일지에 기록하였는데 가령,
거친 바람과 파도에 의해 침식된 절벽들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며 다양한 지형의 해변과 뛰어난 자연경관, 절벽위의 팜트리, 태평양의 낙조가 어우러진 분지를 보고는 감탄하여 ‘아름다운 분지’라는 표현과 함께 La jolla [라호야] 라는 이름으로 기록 하였는데 이 곳이 바로 오늘날의 ‘라호야’ 의 원조격이다.
분지라는 뜻의 라호야는 (영어로는 hollow) 멕시코식 발음으로는 보석이라는 단어인 La joya [라호야]와 발음이 같아서 많은 이들이 혼돈하는데, 오늘날에도 보석 같은 도시라고 부를 정도로 아름다운 전망을 간직하고 있는 곳임에는 틀림없다.
(범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스페인어는 지역에 따라 약간의 발음 차이가 있는데 크게 유럽의 스페인에서 사용되는 발음과 멕시코를 중심으로 한 중미 발음과 아르헨티나 등지의 남미 발음으로 구분 된다. 멕시코식 발음은 LLA나YA의 글자는 ‘야’로 발음이 같다)
한 편, 그들이 북쪽으로 향하는 길의 오른쪽으로 보이는 먼산은 마치 모양이 커다란 설합장의 형상을 띄었다고 하여 Cajon[까혼; 설합이라는 뜻]이라고 기록하였는데 이 이름도 오늘날까지 사용되는 이름이기도 하다.
탐험대는 지금의 Del Mar [델마; ‘바다로부터’라는뜻]와 솔라나비치[Solana Beach; 양지 해수욕장]를 지나면서 동쪽으로 보이는 깎아지른 분지의 이름을 San Marco [산마르코; 성자 마가라는 뜻]라고 지었다.
그리고 인근 계곡에 숨어서 이들 행렬을 지켜보던 인디언이 있던 자리를 Escondido[에스꼰디도; ‘숨어있는 자’라는 뜻]라고 표기하였다. 그 후, 멕시코 시대의 이 지역은 Rancho Rincon del Diablo[란초 링콘 델 디아블로; ‘악마의 모퉁이 목장’이라는 뜻]의 일부로 사용되었다가, 1885년, 미국 시대에 이르러 계획 도시로 건설되면서 ‘에스꼰디도’라는 이름이 재사용되었다.
그리고 바로 동남쪽에 1846년, 미국과의 전쟁 시절 Pico[피코] 장군이 이끌던 캘리포니아 방위군과 스티븐 커니 여단장이 이끌던 미 육군 사이에 일어난 San Pascual[산 빠스쿠알] 전투를 기념하는 주립 사적지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북동쪽으로 32㎞ 떨어져 있는 클리블랜드 국립 산림지 안에는 Paloma [빨로마; 비둘기 라는 뜻] 천문대가 있으며 1888년에 에스콘디도는 시로 승격되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