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은 우연한 기회에 중독적인 물체나 행위를 접한 후 감정이 평소와 달라지는 것을 체험하고부터 시작된다. 이때 가정 분위기, 사회적 환경, 유전, 본인의 성격 등의 영향으로 이를 자제하기도 하고 계속하기도 한다.
10대들은 성인과 달리 또래그룹의 영향을 많이 받아 중독행위를 계속하게 되며 부모가 자신을 믿게 하기 위해 기발한 거짓말들을 만들어 내다가 거짓말 습성이 자구책으로 굳어버린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담배, 마리화나, 게임 등 중독적인 행위들을 뽐내는 것들을 보며 사교적으로 시작하게 되고, 이후 또래친구들의 압력으로 계속 문제단계로 치닫게 된다. 그런데도 부모는 자녀의 온갖 합리화, 거짓말, 거부반응 등으로 문제를 눈치 채지 못하게 되고 그 사이에 자녀는 “남용(Abuse)”단계로 접어든다.
연령이나 체질에 따라서 다르지만 대개 마약과 알코올은 3~6개월, 게임과 도박은 1년 정도 계속하면 “사용(Use) -> 남용(Abuse) ->중독(Addiction)”으로 악화되기 때문에 중독을 “진행성 질병”이라고 한다.
한 30대 청년은 15세 때 친구와 함께 경마장에 놀러갔다가 경마권을 주웠다. 그 상금이 35달러로 발표되자 환호성을 터트렸으며 한 어른에게 5달러를 주고 부탁해 찾은 상금을 친구와 15달러씩 나누어 가졌던 흥분과 승리감이 결국 그를 평생 도박중독자로 만들었다.
10대 자녀가 마리화나를 피우거나 스포츠 도박을 시작한지 6개월 이상 되어야 부모들은 자녀의 이상한 점들을 보게 된다. 그런데도 부모는 이제 겨우 1~2번 한 것으로 알고 타이르거나 절대 안 된다는 말들을 하지만, 후일 중독문제가 “가족전체의 병”이 된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는 것이 통상이다.
부모는 자녀의 행동을 꼼꼼히 점검하기 시작하지만 자녀는 중독행위를 계속하기위한 자구책으로 부모의 감시 방법보다 한수 더 높은 기발한 방법들로 가족 모두를 혼돈 속으로 몰아간다. 그래서 가족들은 심신이 고갈되고 정신적으로 미치기 직전이 되어서야 마지못해 회복기관에 전화를 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라도 가족들은 곧바로 중독회복기관의 가족회복모임에 참석해서 다른 가족들은 어떻게 대처했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중독행 열차”에 타고 있는 사랑하는 가족을 구출하기 위해서는 가족들이 내 가정에 맞는 “회복안내 계획”을 세워 모두 함께 대처해야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전화상담을 한 가정들 중에 1% 정도만 회복모임에 참석하며, 1년 후에 나오기도 한다. 중독증 치유사역은 기다림과 인내의 연속으로 한 가정을 회복시키는데 3~4년이 걸린다.
사실 중독자는 중독물체나 행위에 자신의 의지를 빼앗겨 버린 것이기 때문에 부모나 아내의 애원이나 바른 말을 경청하고 실행할 능력이 없다.
가족들이 중독이라는 병과 진행과정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중독자의 회복을 도와주려고 노력하는 것은 오히려 중독을 더 악화시킬 우려까지 있다. 그래서 자녀나 배우자를 사랑할수록 부모와 가족들은 “선 가족회복, 후 중독자 회복안내” 개념으로 중독문제에 대처하는 것이 필수다.
▶ 한국일보 인터넷신문 - 선 가족, 후 중독자 회복
(필자가 2019년 1월 28일자 미주한국일보 오피니언 난에 기고한 글임)
이해왕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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