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코리아 US Life

아빠의 경마중독 사연과 답변
이해왕 | 조회 7,419 | 06.25.2011

온라인 도박 공개상담 게시판에서 다음과 같은 따님의 애타는 사연을 보고 답변을 한 후 9년이 지났다. 이제는 이 가정이 많이 회복되었을 것으로 보며, 이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도박문제 가정들의 회복참여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다시 소개한다.

 

▶ 따님의 사연 - 내일은 토요일이에요.

내일이 벌써 주말이에요.. 아빠가 도박하러 갈지 안갈 지는 정말 모르겠어요. 내일 엄마한테 가보려고요. 안간지 2주 됐지만... 저한테는 1~2년이 지난 것 같네요...
내일 동생과 엄마한테 가면 사실 아빠가 도박하러 갈지, 안 갈지 불안해요!
제 동생 하는 말이, 아빠가 검색에서 경마라고 친후에 사이트에 들어갔다는 거예요...

저희 아빠는 정말 도박만 안하시면 자상한분이세요. 제가 힘들어하는 거 볼 때마다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시는데, 결국 제가 집에 없을 때 들어가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검색에 경마라고 쳐서 아빠의 행방을 뒤쫓았습니다! 결국 간 자국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동생과 몇 군데를 둘러봤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저희가 볼 때에는 설문조사 같은 것도 나쁜 쪽으로만 응답했더라고요.  이런 내용들을 본 순간 화가 많이 났습니다. 이 사실을 엄마에게 말하진 않았어요. 그럼 엄마는 아빠에게 건 기대가 아예 없어지기 때문에 말하진 않았습니다.

 

아빠는 저에게 그러셨어요, 몇 번만 하고 그만한다고......하기 싫어도 가야된다고..... 아빤 주무실 때 잠꼬대도 합니다. 좋은 잠꼬대는 아닌거 같아요, 정말 그렇게 힘들면서도 그리고 돈이 없으면서도왜 경마장에 그렇게 다니시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저한텐 안가는 척 하시면서 집에서는 또 인터넷으로 도박도 하세요....

 

제 동생이 남잔데요, 아빠가 인터넷으로 도박하는걸 보고 배울까봐 겁도 납니다! 따라 할까봐요... 그래도 아빤 우리 앞에서 잘도 하십니다. 저흰 그런 아빠를 위해서 인터넷 첫 페이지를 단도박 회복사이트로 정했습니다. 화난 아빠모습을 상상하면서... 차마 아빠에게 단도박 사이트에 가보시라고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저희가한 이 아주 작은 행동에... 아빠의 도박심이 없어졌으면 좋겠네요!

 

가끔 하지 말라고 해봤었지만... 그때마다 많은 야단만 들었습니다. 주말.....벌써 주말이네요...... 갈지 안갈 지는 잘 모르겠지만요,..............안가셨으면 좋겠어요!

 

▶ 이 답변 글이 어머님한테 전해졌으면

"아빠가 도박하러 갈지, 안 갈지 불안해요.... 아빤 주무실 때 잠꼬대도 합니다...." "내일 엄마한테 가보려 구요... 안 간지 2주 됐지만.... 저한테는 1~2년이 지난 것 같네요...”  이들 대목이 제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어서 답변 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지금 따님과 동생 그리고 어머님이 보이시는 염려와 걱정은 아버님 회복에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그 이유는 도박에 한창 빠지면 도박행위에 심리적으로 의존되어 있어서 잠꼬대를 하시고 인터넷 경마로 대리만족을 하셔서 혼자서는 도저히 도박을 끊으실 수 없기 때문입니다.

 

도박을 자주 하던 사람이 갑자기 타의로 도박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 할 때에 겪는 스트레스는 마치 일반인들의 인명 교통사고, 또는 부모의 사망과 같이 견디기 어려운 고통과 같습니다. 이럴 때 약간의 스트레스만 더 있어도 자포자기 또는 통제 불능의 위험한 상태로 되어 "자동적"으로 스트레스로부터 위안 받기 위해서 도박을 다시 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아버님에게... 따님과 동생이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어머님은 혹시 애들을 집에 놔두고 내가 나가 있으면 남편이 책임감이 생겨서 전보다는 달라지겠지 하는 생각에 집을 나가셨다면, 이는 오히려 아버님에게 스트레스를 더 주는 요인으로 작용해서 아버님은 스트레스를 견디기 어려워 평소 "진정제 역할"을 해주었던 경마에 더 매어 달리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아버님의 경마로 따님과 동생은 매일 신경을 써야 하고, 인터넷 방문 주소까지 일일이 추적하며... 어머님은 집을 나가서도 자꾸 자녀들의 생활에 신경을 쓰신다면...
이는 가족 모두가 의존적인 "환자"가 되어 가시는 것으로 가족들이 최선을 다해 희생한 만큼 아버님의 회복을 기대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어머님이 다시 집에 들어오시면 아빠의 스트레스가 줄어들게 되어 도박절제에 도움이 됩니다.

 

어머님이 집에 들어오시는 조건으로, 먼저 아빠가 주위에 단도박 회복모임에 참석하시도록 해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따님이 먼저 주위에 있는 도박 가족회복모임에 참석해서 주소, 요일, 시간 등을 알아 놓으셨다가 아빠와 함께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 어머님도 지금 사시는 지역의 도박 가족회복모임에 참석해서 회복하시면 아빠와 자녀들의 문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하는지를 더 아시게 되실 것입니다.

 

만약에 이 제안을 실행하시기에 어떤 가정 사정으로 불가능하실 때에는 차선책으로 따님이나 동생이 더 이상 아빠의 일거일동에 신경을 쓰지 말고 학생의 본연의 업무인 공부와 나이에 알맞은 행동만 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어차피 아버님은 혼자서는 도박을 끊으실 수 없는 병을 앓고 계신데 가족들이 회복에 도움이 안 되는 최선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은 자녀나 어머님께는 물론 아버님의 회복에도 별로 도움이 안 될 것입니다. 또, 자녀들이 아빠를 감시하고 안절부절 하는 모습은 아빠에게 더 미안함과 죄의식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 차선책이라도 실행하시면, 아버님은 언젠가는 도박의 "마지막 지점(Hit Bottom)"에 도달하시게 되실 것이고 뼈저린 고통에 무릎을 꿇게 되시어 스스로 회복을 구하실 수도 있고 반대로 아주 나쁘게 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따님, 동생, 어머님만이라도 덜 피해를 받으시게 되고 아버님의 Hit Bottom을 앞당기는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온라인 경마는 실제 토요일에 하는 경마보다 더 무섭고 중독되게 만드는 도박입니다. 그 이유는 동일한 시간에 여러 번 경마 게임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도박 흥분이 반복될수록 의존, 습관, 중독은 더 심해집니다.  아버님과 가족들 모두가 회복되는 길은 첫째 제안이고, 아버님이야 어떻게 되든 가족들이 더 이상 피해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회복 제안은 차선책입니다. 어느 가정이나 지향하는 목표와 말 못할 사정 때문에 이러 지도 저리지도 못하시는 가족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1~2년 후에는 "아! 바로 그 말이었구나!" 할 수도 있습니다.

 

이해와 실행 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어머님이 집을 나가 사시는 고통과 불편 그리고 따님과 동생이 매일 아빠를 감시하며 토요일이 다가오면 마음을 졸이는 초조와 불안에 떠는 고통은 아버님을 단도박 회복모임으로 안내하는 어려움보다는 훨씬 더 힘드실 것이고 가족 모두가 망가지는 결과를 초래 할 위험이 있습니다.

 

어머님과 잘 상의하시어 가능한 "회복과 희망이 있는 선택"을 하시기 바라며, 한 중독문제 가족을 구해 보겠다는 생각에 너무나 세부적으로 말씀드리게 된 점을 양해바랍니다.  특히 어머님께서는 완전 이혼을 원하시는 것이 아니시고 아빠에게 말로는 안 되시니 행동으로 보여 주시는 것 같이 보입니다. 대부분의 중독 도박자들은 머리가 비상해서 가족들을 교묘히 조정합니다. 자녀들 때문에도 이혼을 못할 것이라는 계산까지 하는 도박자들이 많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어머니를 만나러 안 간지 2주 됐지만....저한테는 1~ 2년 지난 것 같네요" 하신 따님의 모정에 그리운 애타는 절규를 외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또 "제 동생이 아빠가 인터넷으로 도박하는걸 보고 배울까봐 겁도 납니다...." 실제로 어린 아들을 등에 업고 남편을 찾으러 카지노에 갔던 가정에서 나중에 그 아들이 다시 도박에 빠져서 회복모임에 와서 "왜 엄마 나를 그때 업고 카지노에 가셨어요...." 하며 모자가 울먹인 적이 있었습니다.

 

두 자녀는 아직 환자가 아니지만, 어머님의 사랑과 따듯한 품이 없으면 후일 아빠처럼 또 자신들의 스트레스를 위로해주는 그 무엇을 찾아서 헤매게 될지도 모릅니다. 두 자녀들만이라도 더 이상 의존증 환자가 되지 않도록 방도를 강구하시기 바랍니다. 말이 씨앗이 된다는 옛 말이 있습니다. 앞으로 따님은 "슬픔"이라는 자신의 표현을 "기쁨"이로 바꾸시면 좋으실 것입니다.

저는 이제부터 "기쁨"이로 생각하며 "하나님! 빨리 어머님을 집에 돌아오게 하시어 기쁨이 자매를 돌보도록 해 주십시오" 하는 기도를 드립니다.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도 "기쁨이 가족"을 위해서 함께 기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www.irecovery.org)
전화상담: 909-595-1114
이메일 상담 counsel@irecovery.org

DISCLAIMERS: 이 글은 각 칼럼니스트가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column is written by the columnist, and the author is responsible for all its contents. The us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is article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is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
목록
처음  이전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다음  맨끝
DISCLAIMER : 이 칼럼의 글은 해당 칼럼니스트가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