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로 은행을 Banco 라고 부르는데 라틴어에서 파생된 이 방코 (Banco) 라는 단어는 본래 여러 사람이 함께 걸터앉을 수 있는 등받이가 없는 긴 나무 의자를 뜻하는 단어였고 지금도 스페인어에서는 은행이라는 뜻 외에도 긴 나무 의자라는 뜻으로 사용된다.영어의 Bench라는 단어도 이 단어에서 파생되었다.
(참고로 한 사람이 걸터앉을 수 있는 작은 의자는 스페인어로 Banquito[방끼또] 라고 표현한다)
이같이 긴 나무의자를 뜻하던 Banco라는 의자가 어떻게 은행이라는 단어로 쓰이게 되었는지 오늘은, 그 어원을 함께 살펴 보기로 하자.
화폐가 생겨난 이 후, 사적으로 크고 작은 금융거래는 존재했지만 유럽에서 정식으로 금융관련 사업이 발생한 시기는 중세기 무렵부터였다.
한 때, 해상무역을 주도하던 이탈리아 반도의 도시국가인 베니스가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던 시대가 있었다.
동방의 수 많은 상품들이 베니스를 통해서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갔고 아울러 유럽의 수 많은 상품들도 베니스를 통해서 동방으로 전해지던 시절이었다.
이 시기에, 베니스에서는 환전 업무는 물론 저축 업무와 투자 업무 등의 금융업이 발생했는데 대부분의 금융업자들은 주일 날을 택하여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성당 입구의 그늘진 나무 아래에서 좌판을 벌렸었다.
이동용 테이블을 갖다 놓고 환전 및 예금 업무를 보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금융업자들은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긴 나무 의자를 준비하였고 고객들은 그 긴 의자에 앉아서 차례를 기다리곤 하였었다. 이 때부터 긴 나무 의자 라는 Banco가 유럽애서는 은행의 명칭이 되어 오늘 날까지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소액 예금 주들이 늘어나기 시작하였고 예금 주들은 돈을 맡기고 증서를 받아갔는데 간혹 증서를 가져가도 은행에 돈이 없어서 돈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면 금융업자들은 이동용 테이블을 들고 튀고, 이에 화가 난 예금 주들은 앉아 있던 긴 의자(banco)를 때려 부쉈다는데,
그래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파산이란 단어도 ‘부서진 의자’ 라는 뜻으로 Bancarrota(방카르로따)라고 표현했고 오늘날까지도 스페인에서는이 단어가 그대로 사용되어지고 있다.
문법적인 설명을 곁들이자면,
파산이란 단어인 Bancarrota는 ‘긴 의자’란 명사인 Banco 와 ‘부수다, 파괴하다’ 라는 동사인 Romper 의 과거분사인 Roto가 합쳐져서 형성된 단어이다.
(스페인어는 명사의 성과 수에 따라 형용사도 바뀌어 진다. 그리고 두 단어가 합쳐진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여성형으로 변환되어지기때문에 Bancarrota라는 여성 명사가 된다.)
한 편, 영어로 파산이란 단어를 bankruptcy 라고 표현하는데 이 표현 역시 의자(Banco)와 나무 가 부러지는 소리인(crack)가 합쳐져 표현되어 졌다고 하는데 확실한 근거는 없는 얘기같다.
그 밖의 스페인어 관련 단어를 살펴보자면 금융업자는
Bancario (영어는 Banker)라고 부르고
파산자, 파산인은 (Bancarrotero)라고 부른다.